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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총파업' 현대차 "양보 없다"…차 생산 국외비중 확대될 듯
입력: 2016.09.27 08:39 / 수정: 2016.09.27 08:39
26일 전면 파업에 나선 현대자동차 노조는 회사 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30일까지 매일 6시간씩 부분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팩트 DB
26일 전면 파업에 나선 현대자동차 노조는 회사 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30일까지 매일 6시간씩 부분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할 만큼 했다. 더는 양보할 수 없다."

임금 협상안을 두고 노조 측과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추가 제시안 불가 원칙'을 고수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이 지난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전체 조합원 모두가 파업에 참여하는 전면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경영 상황과 역행하는 노조의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견해다.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전날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발생한 피해 규모는 자동차 생산량으로는 7천200여 대, 약 1600억 원에 달한다. 더욱이 노조가 회사 측이 임금인상안을 포함한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매일 6시간씩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올해 들어 19차례에 걸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10만1400여 대, 2조2300여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은 만큼 피해규모가 연내 3조 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오지만, 회사 측은 "할 만큼 했다"며 추가안 제시 가능성을 일축했다.

26일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현대자동차가 입은 피해 규모는 자동차 생산량으로는 7천200여 대, 약 1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현대자동차가 입은 피해 규모는 자동차 생산량으로는 7천200여 대, 약 1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현대차 직원 평균 연봉은 100% 가까이 올랐고, 지금은 글로벌 메이커와 비교해도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른 상태"라며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임금 월 5만8000원 인상 등을 제시했고, 지난달 노조 집행부와 어렵게 잠정합의안까지 도출했음에도 이를 결렬하고 더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넘게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이는 등 회사 경영 상황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무조건 적인 임금 및 성과급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비롯한 피해가 불가피하겠지만, 이미 많은 부분에서 노조 측에 대안을 제시한 만큼 더 이상의 양보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노사 갈등이 현대차가 국외생산 비중 확대 정책에 속도를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현대차의 상황은 안팎으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수년째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내수 시장에서조차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국외 시장에서도 신흥국 시장 경기침체와 환율 불안 등으로 판매량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모두 35만844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다.

더욱이 1~7월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 수에서도 255만1937대를 기록하며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257만5311대를 기록한 인도에 자동차 생산량 순위에서 5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의 실적 발목을 잡은 데는 매년 반복되는 노조 파업이 한몫을 차지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7일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네 번째 국외공장을 완공, 기존 49% 수준이던 국외생산 비중을 55%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7일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네 번째 국외공장을 완공, 기존 49% 수준이던 국외생산 비중을 55%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현대차 노조의 임금 상승률을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글로벌 업계에서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만큼 매년 큰 폭의 상승률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라면서 "그러나 정작 생산성 측면에서는 경쟁 메이커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지금의 '저생산성, 고임금' 체제를 유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행보 역시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기아차의 경우 이달 초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네 번째 국외공장을 완공하고 기존 49% 수준이던 국외생산 비중을 55%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 역시 중국은 물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등 유럽 현지 공장 생산량을 해마다 늘리며 수익 창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오는 2018년 중국 창저우 공장의 생산 능력이 연 30만 대로 확대되면 현대기아차의 전체 글로벌 생산능력은 900만 대를 넘어서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 측이 국내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중국과 유럽, 미국에 이어 최근 멕시코 등 생산 및 수출 거점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회사 전체 생산 물량에서 국외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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