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BMW 코리아가 지난 7월부터 업계 최초로 '견적서 실명제'를 도입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BMW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인기 브랜드다. BMW는 올 7월까지 2만5792대를 팔며 업계 선두를 달리는 메르세데스-벤츠(2만8672대)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여기에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주요 차종이 판매 중지되면서 이들 회사가 판매하던 물량 6000대의 공백이 생겼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BMW는 오히려 할인폭을 줄였다. 왜일까.
BMW를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주력 차종인 '520d'를 1000만 원 넘게 할인해 왔다. BMW 520d는 차 가격이 6330만 원으로 20%에 가까운 높은 할인율로 구매자에게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BMW 코리아가 업계 최초로 '견적서 실명제'를 도입하면서 BMW 520d의 최대 할인은 700만 원으로 뚝 떨어졌다.
그동안 BMW 영업사원들은 자신의 모든 수당을 할인으로 제시하면서 판매 대수를 늘렸는데 '견적서 실명제'가 도입되면서 공식 프로모션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일종의 '원 프라이스(단일가격 정찰제)'가 된 것이다.
이 제도로 소비자가 같은 차를 서로 다른 가격에 구입하는 불평등한 현상을 방지하고 영업사원의 수익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의 이익이 줄고 업체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 |
| 지난 7월 BMW 월 판매량은 2638대로 작년 같은 기간 3926대 판매보다 감소했다. /더팩트 DB |
차 가격은 구매 시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통제할 경우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견적서 실명제'가 도입됐던 지난 7월 BMW 월 판매량은 2638대로 작년 같은 기간 3926대 판매보다 감소했다. 이 기간 경쟁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량 4184대보다도 크게 뒤처졌다.
'견적서 실명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했던 BMW는 8월에 3047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소폭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렸지만,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한 수치다.
BMW 관계자는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 '견적서 실명제' 때문이라고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홍보나 프로모션 등의 문제일 수도 있어 어떤 요인으로 판매량이 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견적서 실명제'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연말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견적서 실명제'가 영업사원들을 위한 정책이기 때문에 일선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BMW가 영업사원의 수익 개선을 위해 할인 폭을 크게 줄였지만, 판매량 하락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의 일부 전시장에서는 'E-클래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모델에 15%가 넘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푸조도 인기 모델인 '2008 펠린'과 '308 1.6 알뤼르'에 최대 11% 할인한다. 일본 브랜드인 도요타와 인피티니, 닛산 등은 일부 모델에 무이자나 1%대 저금리 할부를 제공하고 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수요층을 끌어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BMW의 '견적서 실명제'가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미국 (USD) 113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