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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 CAR] '합리적 선택' 아이오닉과 함께한 출퇴근길
입력: 2016.06.28 10:31 / 수정: 2016.06.28 11:11
현대자동차가 최초로 출시한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아이오닉을 타고 출퇴근길에서 주행해본 결과 ℓ당 19km 이상의 높은 연비효율성을 보였다.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가 최초로 출시한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아이오닉'을 타고 출퇴근길에서 주행해본 결과 ℓ당 19km 이상의 높은 연비효율성을 보였다. /서재근 기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하이브리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참으로 생소한 단어였다.

상대적으로 자동차에 관심이 높은 마니아층에서 일본 국민차 브랜드 토요타의 '프리우스'를 언급하며 "연비와 성능을 모두 갖춘 친환경차"라는 평가를 종종 들었던 기억은 있더라도, '하이브리드'는 국내 완성차 맏형 격인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업체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분야로 취급받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 1월과 3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효율성'을 내세우며 각각 자사 브랜드 최초로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과 '니로'를 출시하며 친환경차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것.

그렇다면 현대기아자동차가 내놓은 신차들의 실제 실용성은 어느 정도 일까. 자동차 팸플릿을 들고 이곳저곳 브랜드별 매장을 돌아다니고 있는 예비 구매자들에게 가장 궁금한 점 역시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이 과연 각사가 강조한 대로 '연비'와 '달리기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획기적인 친환경차의 자격을 갖추고 있을지 여부다.

아이오닉의 전면부 디자인은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와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도, 하이브리드모델 특유의 세련미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아이오닉의 전면부 디자인은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와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도, 하이브리드모델 특유의 세련미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더팩트>에서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아이오닉'을 타고 나흘 동안 출퇴근길에 나서봤다.

자동차 시승기를 읽어본 사람들은 어느 정도 눈치챘겠지만, 일반적인 시승기의 경우 완성차 업체에서 행사 일정을 잡고 하루 일정으로 수십여대의 차량을 오전, 오후 두 개조로 정해진 시승 구간을 달릴 때가 많다. 때문에 일상과 같은 주행 조건에서 자동차의 실용성을 판가름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매일 같이 반복되는 출근길에서 전문 드라이버의 안내에 따라 쉽게 운전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도심 속 꽉 막힌 도로 위에서는 말 그대로 '희망 사항'일 뿐이다.

그래서 <더팩트>에서는 일상과 똑같은 상황에서 차량의 성능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24일 동안 경기도 화성과 강남역 삼성 서초 사옥, 다시 서초 사옥에서 경기도 화성까지 왕복 96km 구간을 '아이오닉'을 타고 출퇴근길 체험에 나섰다.

우선, 회사 측이 밝힌 '아이오닉'의 공식 제원을 살펴보면, 기아자동차의 '니로'와 마찬가지로 신형 카파 1.6 GDI 엔진(최고 출력 105마력, 최대 토크 15.0kgf.m)과 32kW급 모터 시스템(최고 출력 43.5마력, 최대 토크 17.3kgf.m)이 탑재돼 최고 출력 141마력, 시스템 최대 토크 27.0kgf.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며 정부 공인 복합연비는 ℓ당 22.4km(15인치 타이어 장착 기준)로 '프리우스'보다도 0.5km 정도 더 높다.

아이오닉에 탑재된 8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에서는 엔진과 배터리의 에너지 흐름도, 배터리 잔량과 주행 때 배터리 충전 여부, 순간 연비 등 다양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이오닉에 탑재된 8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에서는 엔진과 배터리의 에너지 흐름도, 배터리 잔량과 주행 때 배터리 충전 여부, 순간 연비 등 다양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나흘 동안 '아이오닉' 시승차 계기판에 찍힌 평균 연비는 ℓ당 19.4km로 공인연비보다 3km 정도 덜 나왔다. 그러나 수치에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다. 여기서 언급한 연비는 내리막길에서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 최대한 브레이크는 밟지 않는다는 '공식화'한 연비운전 법칙에 연연하지 않은 수치다.

지난 4월 '니로' 시승행사([TF CAR] 기아 '니로' 연비·성능·가격 다잡은 진짜 '다크호스' )에서 고속과 저속, 고속주행을 오가며 운전한 결과 ℓ당 21km의 연비를 보였을 때도 '꽤 높은' 연료 효율성에 놀라긴 했지만, 당시에 출퇴근길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할만한 수치다. 더욱이 평소 출퇴근길에 타고 다니는 'LF쏘나타' 2.0 가솔린 모델이 평균 ℓ당 12.5~13km를 보였던 만큼 체감으로 느껴지는 경제성은 더욱 컸다. 연료가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계기판에 찍힌 주행가능거리는 823km, 4일째인 24일 출근길에 찍힌 주행가능 거리는 550km였다. 편도 주행거리 약 48km로 계산하면 약 60km를 더 달린 것과 같다.

주행 감성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를 떠올리면 연비는 좋지만 일반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과 비교해 가속능력 등이 떨어질 것이란 선입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시속 80~100km 구간은 물론 고속도로 위를 달릴 때 100~120km까지 느껴지는 가속감은 일반 준중형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그것과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아이오닉은 다소 체증이 덜한 고속도로를 달렸을 때 순간연비가 20km대 전후를 유지했다.
아이오닉은 다소 체증이 덜한 고속도로를 달렸을 때 순간연비가 20km대 전후를 유지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고속 구간에서의 연비다. 고속주행을 할 때 가속페달을 일정한 힘으로 계속 밟는 사람도 있는 반면, 일정 속도에 다다랐을 때 가속페달에서 살짝 발을 뗐다가 다시 부드럽게 밟는 것을 반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후자의 방법으로 다소 체증이 덜한 고속도로를 달렸을 때 순간연비가 20km대 전후를 유지했다. 물론 '프리우스'나 '니로' 등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도 마찬가지로 시속 140km 이상의 고속주행에서는 연비가 일반 휘발유 모델 수준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출퇴근길에서 이 같은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환경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비 부분에서는 분명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다.

디자인적 요소를 살펴보면, '아이오닉'은 경쟁모델인 '프리우스'와 마찬가지로 해치백 형태를 띠고 있다. 제원상 차체 크기는 전장 4470mm, 전폭 1820mm, 전고와 휠베이스가 각각 1450mmm, 2700mm로 '아반떼'보다 전폭과 전고가 조금 더 크지만, 부족한 헤드룸과 주행 때 백미러로 보이는 차량 후방 시야의 답답함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헤드라이트부터 A필러까지 이어지는 곡선라인은 날렵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잘 살리고 있지만, 2열 부분부터 직선으로 깎긴 듯한 디자인을 따르면서 공간활용성이 줄어든 탓이다. 정리하자면 웬만한 성인 여성이 타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신장이 175cm 이상의 남성이 뒷자석에 앉을 경우 조금은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대형 마트에서 큰 맘 먹고 장을 봤을 때 짐을 수월하게 실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고 여유롭다.

해치백 형태의 아이오닉의 헤드라이트부터 A필러까지 이어지는 곡선라인은 날렵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잘 살린다.
해치백 형태의 아이오닉의 헤드라이트부터 A필러까지 이어지는 곡선라인은 날렵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잘 살린다.

이 외에도 센터페시아에 배치된 에어컨, 오디오 공조 버튼과 8인치 내비게이션 등은 조작성 등에서 기존 현대기아차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사람마다 평가 기준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모델에 탑승하더라도 너무 과도하게 각종 버튼의 배치를 바꿔놓지 않아 조작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특히, 내비게이션으로 엔진과 배터리의 에너지 흐름도, 배터리 잔량과 주행 때 배터리 충전 여부, 순간 연비 등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에 '연비 운전'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평가를 내보자면, '아이오닉'은 '아반떼'와 같은 준중형 모델 수준의 실내 감성과 주행성능, '경차'를 훌쩍 뛰어넘는 높은 연비를 갖춘 모델로 미혼의 싱글 직장인이나 아직 아이가 없는 젊은 부부들이 타기에 이상적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신이 하루에 편도 기준으로 주행거리 40~50km 이상, 또는 시간상으로 40분 이상의 출근길에 할애한다면, '아이오닉'은 합리적인 선택이 되기에 충분한 모델이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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