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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비가 가장 나쁜 수입 세단 중 벤틀리 뮬산이 1위로 꼽혔다. 사진은 뮬산 6.75 리터 V8엔진의 모습. /벤틀리 제공 |
과거 안정성과 승차감, 편의성 등이 자동차를 만드는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이 모든 것을 포함하고도 연비까지 잡아야 하는 것이 완성차 브랜드의 숙제가 되고 있다. 몇 년째 저유가가 지속하고 있지만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연비를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특히 연비는 제조사들의 기술력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고 있다. 편의성을 강조하는 고급 세단이라면 운전자가 한 번이라도 덜 주유소를 방문하도록 수고를 덜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국산 세단 최악의 연비 차량에 이어 이번엔 기름을 많이 먹는 수입 세단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수억 원대 럭셔리 수입 세단에서 연비는 고려하지 않는 듯하다. 고가의 수입 세단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자'들에게 유지비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수입 자동차 제조사들도 럭셔리 세단에 연비보다는 편의성과 안정성에 더 치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국내 세단 가운데 최악의 연비 1위로 꼽힌 제네시스 EQ900 5.0 GDi(복합연비 7.3km/l)는 수입 세단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등재된 연비 가장 나쁜 수입차는 무엇일까. 이번에도 스포츠형 세단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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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틀리 뮬산은 6.75 리터 V8엔진이 장착돼 최고 출력 512마력과 104 kg·m의 최대 토크, 최고 속도는 296km/h에 달한다. /벤틀리 제공 |
수입 세단 최악의 연비 1위에 오른 차는 벤틀리를 대표하는 최고의 럭셔리 세단인 동시에 벤틀리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뮬산이다. 6.75 리터 V8엔진이 장착돼 최고 출력 512마력과 104 kg·m의 최대 토크, 최고 속도는 296km/h에 달한다. 엄청난 힘을 뿜어내는 만큼 복합연비는 5.5km/ℓ에 불과하다. 최악의 연비를 보이고 있지만 전 모델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2014년형 뮬산은 리터당 고작 4.9km를 달린다. 뮬산을 1년 동안 1만5000km를 주행한다면 유류비는 370만 원 정도 된다. 뮬산의 국내 판매 가격은 4억88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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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잉 스퍼는 2.5톤의 육중한 몸매에도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까지 불과 4초대다. /벤틀리 제공 |
2위에 오른 차량도 벤틀리의 대표 럭셔리 세단인 플라잉 스퍼다. 6.0리터 엔진을 탑재한 플라잉 스퍼는 최고출력 625마력과 최대토크 81.6kg·m을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5.7km/ℓ을 보인다. 초대 플라잉 스퍼는 콘티넨탈이 쿠페의 프레임에 4도어 세단 보디를 얹은 차로 벤틀리 차량 중 가장 잘 달리는 차로 꼽혔다. 3년 전 콘티넨탈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세단으로 자리잡았지만 스피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플라잉 스퍼는 2.5톤의 육중한 몸매에도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까지 불과 4초대다. 벤틀리 플라잉 스퍼의 연간 유류비는 약 350만 원(주행거리 1만5000km)이다. 플라잉 스퍼는 3억3000~3억400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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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스로이스 고스트 시리즈2는 6.6리터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571마력에 최대토크 79.5kg·m의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6.3km/ℓ다. /롤스로이스 제공 |
벤틀리의 경쟁사인 롤스로이스 고스트 시리즈2가 최악의 연비 3위에 올랐다. 롤스로이스 고스트 시리즈2는 벤틀리 뮬산의 경쟁 차종으로 6.6리터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571마력에 최대토크 79.5kg·m의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6.3km/ℓ다. 고스트 시리즈2는 오너가 뒷자리에서 안락한 승차감을 즐기는 차로 여겨져왔던 롤스로이스 이미지를 바꾼 모델이기도 하다. 가격은 4억1000~4억8000만 원이며, 연간 유류비는 320만 원(주행거리 1만5000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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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600의 국내 판매 가격은 2억9100만 원으로 연간 유류비는 318만 원(주행거리 1만5000km)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
벤틀리, 롤스로이스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꼽히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이 최악의 연비 4위에 선정됐다. S600은 6리터 트윈 터보 V12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530마력과 84.7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6.4km/ℓ를 달성했다. 마이바흐가 과거 7억 원이 넘는 고가에 팔렸지만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로 편입되면서 차 가격이 3분의 1수준으로 낮아졌다. S600의 국내 판매 가격은 2억9100만 원으로 연간 유류비는 318만 원(주행거리 1만5000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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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디의 기함 A8L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의전 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다./아우디 제공 |
5위에는 아우디 A8L W12가 이름을 올렸다. A8L W12에는 6.3리터 FSI 엔진이 적용되며 최고출력은 500마력, 최대토크는 63.8kg.m를 발휘해 4.6초 만에 시속 100km로 가속할 수 있다. 강력한 동력성능을 뽐내지만 복합연비는 6.9km/ℓ다. 아우디의 기함 A8L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의전 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A8L W12의 판매 가격은 2억5310만 원으로 연간 유류비는 290만 원(주행거리 1만5000km) 정도다.
이 차들의 공통점은 럭셔리, 고성능 외에도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는 점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이 공개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르면 뮬산이 335g/km, 플라잉 스퍼는 320g/km, 고스트 시리즈2는 287g/km, S600은 277g/km A8L W12는 262g/km다. 국내 중형 세단 쏘나타 2.0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38g/km인 것과 비교하면 2배를 크게 넘는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1년까지 95g/㎞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강제할 계획이다. 고성능 럭셔리 대형 세단의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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