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은 SM6의 가솔린 2.0 GDe 모델과 터보를 장착한 1.6 TCe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르노삼성 제공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관행적으로 배기량에 따라 소형, 준중형, 중형, 준대형, 대형 등으로 나눴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배기량 1600cc의 SM6와 3300cc의 K7이 경쟁하는 구도가 본격화됐다. 1600에서 2000cc까지 라인업을 갖춘 SM6는 중형으로, 2400에서 3300cc까지 모델을 갖춘 K7은 준대형으로 분류해왔다. 하지만 소비자의 니즈가 고급화되고 저유가가 계속되면서 차급이 모호해진 상황이다.

◆ SM6 심장은 작아도 강력한 힘, 경쟁력 있는 가격대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수식어로 출사표를 던진 르노삼성자동차의 SM6는 유려한 외관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우고 있다. SM6는 중형차뿐만 아니라 준대형차까지 경쟁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르노삼성은 SM6의 가솔린 2.0 GDe 모델과 터보를 장착한 1.6 TCe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2.0 모델은 2420만~2995만 원으로, 3000만 원을 넘기지 않았다. 최대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0.6kg·m을 발휘하며 연비는 12~12.3km/l다.

고성능 버전인 1.6 TCe는 최대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kg·m을 발휘하며 연비는 12.3~12.8km/l로 2.0 모델보다 더 강력하고 높은 연비효율성을 보여준다. 1.6 TCe엔진은 다운사이징 가솔린 직분사 터보엔진으로 연비 향상과 최적의 출력·토크를 구현하면서 준대형 차량과 밀리지 않는 스펙을 갖췄다. 다만 차량 가격은 2805만~3250만 원으로 SM6 모델 가운데 가장 높다.

SM6는 최하위 트림에도 랙 구동형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R-EPS)을 비롯해 오토 스탑·스타트 시스템(LPG 모델 제외), 전방 LED 방향 지시등,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등을 기본 사양으로 넣었다. 특히 상위 트림에는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와 프리미엄 시트 등 선택할 수 있어 호화로움을 더한다. 고급 사양은 탑재하면서 준대형 차량과 대결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K7은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차별화하고 있다.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기존 24% 대비 2배가 넘는 51%로 확대 적용했다. /기아차 제공

◆ 덩치 키운 K7, 안전 강조

기아자동차는 올 뉴 K7에 고급차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3.0 가솔린 라인업을 지우고 3.3 가솔린 모델을 추가했다. 배기량은 높이면서 연비는 기존 수준에 맞췄다. 18인치 휠을 장착한 K7 3.3 가솔린 모델의 복합연비는 10.0km/l다.

3.0 가솔린 모델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3.3 가솔린 모델의 가격 문턱을 낮춘 것도 눈에 띈다. K7은 최고 사양을 기본화하면서도 3490~3920만 원의 가격대로 책정했다. 3.3 가솔린 모델은 람다Ⅱ 3.3 GDi 엔진의 성능 개선과 8단 자동변속기 탑재를 통해 최고출력 290마력(ps), 최대토크 35.0kgf·m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보여준다.

K7의 주력이 될 2.4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6kgf·m의 동력성능을 확보하고, 11.1km/ℓ(17인치 타이어)의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가격은 3090만 원에 책정됐다. SM6 1.6 TCe 모델의 동력성능과 비슷한 수준이면서 가격도 겹쳐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K7은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차별화하고 있다.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기존 24% 대비 2배가 넘는 51%로 확대 적용했다. 또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비틀림 강성을 기존 대비 35% 향상해 동급 최고 수준의 차체강성을 확보했다.

과거 패밀리카로 인기를 끌었던 중형 세단이 현재 SUV에 밀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고급차로 눈을 돌리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올해 K7이 먼저 시장에 나왔고 SM6가 출격을 앞둔 상황이다. 또 한국지엠은 연내 말리부를, 현대자동차는 그랜저를 내놓을 계획이다. 저유가라는 호재를 힘입어 고급 세단 시장의 부활도 눈여겨 볼만 한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