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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조작 스캔들' 폭스바겐 '공든 탑' 무너지나
입력: 2015.09.30 12:06 / 수정: 2015.09.30 12:12

폭스바겐이 유례없는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잇단 계약취소에 일부 소비자들의 소송까지 더해지는 등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 / 더팩트 DB
폭스바겐이 유례없는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잇단 계약취소에 일부 소비자들의 소송까지 더해지는 등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 / 더팩트 DB

'조작 스캔들' 폭스바겐, '디젤 명가' 명성 무너지나

독일의 대표적인 완성차 브랜드 폭스바겐이 회사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와 더불어 독일 '빅4'로 불리며 수입차 세 확장을 주도해 왔던 폭스바겐이 유례없는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잇단 계약취소에 일부 소비자들의 소송까지 더해지는 등 최악의 사태에 직면한 것.

폭스바겐 사태가 수면에 오른 이후 업계에서는 대량 리콜과 소비자들의 줄소송에 따른 천문학적 비용 발생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브랜드에 대한 불신이 결국 소비자들의 줄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의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30일 법무법인 바른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아우디 브랜드의 디젤차를 구매한 소비자 2명이 해당 브랜드 딜러사 등을 상대로 "회사 측의 기만행위가 없었다면 차량을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 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의 소송대리인 바른 측은 소장에서 "피고들이 클린 디젤'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해 적은 배출가스로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휘발유 차량보다 연비는 2배 가량 좋고 시내 주행 때 가속 성능이 훨씬 낫다고 광고해 이를 믿은 원고들로 하여금 동종의 휘발유 차량보다 훨씬 비싼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에 차량을 구매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국내 자동차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입차 전체 판매 비중에서 디젤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는 점, 폭스바겐을 비롯한 독일 브랜드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80%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사태가 수입차 업계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모두 15만8739대로 이 가운데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브랜드는 전체의 81.1%인 12만8697대를 차지한다. / 자료 = 한국수입차협회, 표 = 서재근 기자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모두 15만8739대로 이 가운데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브랜드는 전체의 81.1%인 12만8697대를 차지한다. / 자료 = 한국수입차협회, 표 = 서재근 기자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모두 15만8739대로 이 가운데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브랜드는 전체의 81.1%인 12만8697대를 차지한다. 특히, 폭스바겐의 경우 디젤차 비중이 90.2%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16%(상반기 기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폭스바겐의 판매량이 급감한다면 전체 수입차 점유율이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아우디까지 일부 차종에 배기가스 눈속임 프로그램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독일 완성차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자사 홈페이지에 '북미 디젤 엔진 이슈에 대한 폭스바겐코리아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리고 "폭스바겐코리아는 폭스바겐 그룹의 일원으로서 국내 시장에서 시판하고 있는 모든 차종에 대해 면밀하게 확인할 것"이라며 "국내 모든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모든 조치를 할 것이며 앞으로 모든 전개과정을 시의적절하게 전달해 브랜드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부랴부랴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더팩트>가 폭스바겐 서초 전시장, 방배 전시장 등 서울 시내 주요 전시장을 방문한 결과 이번 배기가스 조작 파문 이후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물론 구매를 계획했던 고객들의 전화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전시장에서는 계약을 취소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주요 폭스바겐 전시장을 방문한 결과 이번 배기가스 조작 파문 이후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물론 구매를 계획했던 고객들의 전화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시내 주요 폭스바겐 전시장을 방문한 결과 이번 배기가스 조작 파문 이후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물론 구매를 계획했던 고객들의 전화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폭스바겐 스캔들과 관련해 업계가 내놓는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폭스바겐 사태는 고연비·친환경 차량에 대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간 과도한 경쟁이 빚어낸 예견된 결과"라며 "'연비'와 '친환경'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선 엔진의 배기와 흡기가 원활해야 하는 데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필터링 과정을 거치면 그만큼 연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클린 디젤'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폭스바겐으로서는 연비와 친환경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규모 리콜로 배출가스 조작이 해소될 경우 지금까지 폭스바겐 측이 제시한 해당 모델들의 실제 연비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폭스바겐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넘어 독일 완성차 브랜드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야기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이미 디젤 승용차가 전체 수입차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수입차 시장판도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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