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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 페이톤 |
[더팩트|황준성 기자] 최상위 라인업은 뭐가 달라도 다르지 않을까? 폭스바겐의 최고급 세단 페이톤에 대한 첫 생각이다. 또한, 1억원이 넘는 가치를 주행에서 어떻게 표현할지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페이톤은 폭스바겐의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먼저 크기에서 운전자를 압도한다. 자세히 보면 독일차 특유의 곡선으로 볼륨감 넘치는 매끈한 몸매도 자랑한다. 사람으로 치자면 키 큰 글래머 모델로 비유하면 적당할 것 같다.
페이톤은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전용 투명유리공장에서 장인들이 ‘한땀한땀’ 수작업으로 만든 자동차다. 때문에 하루 생산량이 30대를 넘지 않는다. 또 페이톤은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발더 드 실바의 손길에 의해 새롭게 탄생돼 폭스바겐 고유의 디자인 DNA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으며, 더욱 품위 있고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특히 전면부의 크롬 장식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폭스바겐 특유의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풍긴다. 측면부에는 2개의 선과 한 개의 몰딩이 차량 전체를 감싸고 있어, 전체적으로 조화를 잘 이룬다. LED 리어 램프가 장착된 후면부는 시각적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야간 주행 시에도 돋보이는 이미지를 완성했다.
내부 역시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우드 스타일의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운전대)은 은연중 페이톤이 ‘럭셔리카’라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럭셔리카’의 표본인 아날로그시계도 탑재돼 중후함마저 갖췄다.
내부 디자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송풍구. 온도조절을 하면 대시보드가 올라가면서 감춰져 있던 송풍구를 볼 수 있다. 히터나 에어콘 작동 시에만 나타나고 다시 끄면 사라져 대시보드에 ‘숨김의 미학’을 표현했다. 이외에도 가죽 시트와 내부 곳곳에 사용된 고광택 우드는 그 어떤 ‘럭셔리카’와 비교해도 손색없었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행성능이다. 페이톤은 폭스바겐의 최상위 모델이기 때문에 내ㆍ외관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능에서도 그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페이톤은 V6 3.0 TDI, V8 4.2 NWB(노멀 휠베이스), V8 4.2 LWB(롱 휠베이스) 모델로 구분된다. 시승한 모델은 4.2 LWB로 V8 4.2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으며, 배기량은 4172CC. 최고출력 335마력, 최고토크 43.8kgㆍ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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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 페이톤 내부 |
2310kg에 달하는 육중한 무게와 4172cc의 배기량에서 드러나듯 페이톤의 주행성능은 묵직하면서도 힘이 넘쳤다.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차체가 튀어 나갔다. 그렇다고 몸이 쏠리거나 하지 않았다. 튀어 나가는 느낌을 좋아하는 젊은층에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안정감을 중요시하는 중ㆍ장년층에게는 장점으로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커브길에서의 안정감이 탁월했다. 4모션 4륜구동 시스템으로 인한 뛰어난 접지력과 핸들링으로 각이 좁은 커브길에서도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었다. 페이톤의 접지력은 고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150km/h의 고속도 마치 80km/h 대의 속도로 느껴질 정도. 페이톤의 안전최고 속도는 250km/h이다. 계기판의 최고속도는 320km/h이다.
최고급 라인업인 만큼 소음에도 각별히 신경 쓴 것 같았다. 고속에서도 풍절음이나 노면의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어느 순간에도 동승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서스펜션(충격을 흡수하는 장치) 성능도 뛰어났다.
대시보드 위 좌우에 있는 근접센서는 사각에 있는 위험요소를 알려준다. 근접센서는 물체가 가까울수록 램프의 숫자가 늘어나며, 부딪힐 위험이 있을 시에는 소리로도 경고한다. 때문에 골목길과 같이 좁은 길이나 장애물이 많은 도로 운전 시 유용하다.
폭스바겐 페이톤은 장점이 많은 만큼 비싸다. 한미 FTA 발효에 따른 개별소비세 인하로 200만원~300만원 싸졌지만, V8 4.2 LWB 모델은 1억3040만원에 달한다. V8 4.2 NWB은 1억940만원, 디젤엔진의 V6 3.0 TDI 모델은 8840만원이다.
또 연비도 고유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가솔린 엔진의 공인연비는 6.6km/ℓ, 디젤엔진은 9.9km/ℓ이다. 실제 도로주행 50km, 고속주행 200km를 하고 측정된 연비는 5.4km/ℓ. 어지간한 경제력을 갖추지 못하고는 유지하기 힘들 정도다.
독일어로 ‘폭스바겐(volkswagon)’은 국민차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페이톤은 국민차보다는 상위 1%를 위한 자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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