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27일 목동구장에서 LG 팬(아래)과 넥센 팬이 치열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 목동구장 = 이현용 기자 |
[더팩트ㅣ목동구장 = 이현용 기자] 역시 '엘넥라시코'였다. 치열한 경기 끝에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나뉘었다. 하지만 관중석의 패자는 없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 팬이 명승부만큼 멋진 응원전을 벌였다.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27일 목동구장은 팬들로 가득 찼다. 포스트시즌 243번째, 플레이오프 74번째 매진이었다. 1루 응원석엔 유광점퍼를 입은 LG 팬들이, 3루 응원석엔 분홍 막대 풍선을 든 넥센 팬이 자리했다.
평일 오후에 열려 경기 시작 시작이 지났지만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하지만 오후 7시가 넘어가자 빈 의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때부터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응원단장의 구령에 맞춰 응원가가 울려 퍼지면서 목동구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경기 흐름에 따라 관중석의 희비는 완전히 갈렸다. 박헌도의 적시타에 넥센 팬들은 분홍색 막대 풍선을 열정적으로 부딪쳤다. 3회 LG가 역전에 성공하자 LG 관중석이 떠들썩해졌다. 하지만 선행 주자 추월로 무사 만루가 2사 2루가 되자 다시 분위기는 넥센으로 넘어왔다.
강정호와 최경철이 6회 홈에서 충돌하자 관중석의 목소리는 가장 커졌다. / 목동구장 = 최용민 기자 |
극명하게 희비가 갈린 것은 6회였다. 강정호의 타구를 맞은 우규민이 쓰러지자 LG 관중석에선 고성이 나왔다. 합의 판정 후 강정호가 1루를 밟자 넥센 팬들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이성열의 우전 적시타 때 강정호와 최경철이 홈에서 충돌하자 관중석은 난리가 났다.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며 판정이 자신의 팀에 유리하게 내려지길 기원했다. 강정호의 득점이 인정된 뒤 윤석민의 역전 3점포가 터지자 넥센 응원석은 지진이 난 듯 열광했다.
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넥센 팬들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발걸음을 옮기던 넥센 팬은 "진짜 재미있다", "대단한 경기였다", "내일도 이기자" 등의 대화가 오갔다. LG 팬들은 계단을 내려가면서 "분하다", "무적 LG", "내일은 이깁시다" 등의 소리를 냈다.
24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잠실구장을 가득 채운 LG 팬들이 열광적으로 응원을 하고 있다. / 잠실구장 = 이현용 기자 |
LG 팬들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대단한 응원을 펼쳤다. 유광점퍼를 입고 경기장을 찾아 상대를 압도할 정도로 큰 목소리를 냈다. 목동구장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만큼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유광점퍼에 대적하는 분홍 물결이 목동구장의 한쪽을 가득 채웠다. 플레이오프 명승부와 더불어 유광점퍼와 분홍 물결의 대결도 막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