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혁 기자] '스타걸' 서연지(22)가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아 화려한 날갯짓을 시작했다. 귀여운 외모와 S라인 몸매로 시선을 받아온 그는 빼어난 외모에 노력과 근성까지 더해 온게임넷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물론 e스포츠계의 '아이콘'으로 등극할 기세다.
햇살이 따사롭던 지난 3일, 스튜디오에서 만난 서연지는 먼 길을 지하철로 달려왔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신기한 눈망울로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진지한 얼굴로 질문에 귀를 쫑긋 세웠다.

서연지는 게임 팬들에게 너무나 유명한 존재지만 아직 대중 깊숙히 얼굴이 알려지진 않았다. '스타걸'이라는 그의 일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자주 TV에 얼굴을 내밀어 달라는 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우선 일반 독자들을 위해 '스타걸'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했다.
"'스타걸'은 선수들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도와요. 양 선수가 각자 부스에서 손을 풀며 PC를 점검할 때 세팅을 돕죠. 이와 함께 스타리그의 '모델'이기도 해요. 선수들 기싸움이 엄청나다 보니 분위기가 치열하고 삭막한데, 그걸 부드럽게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죠."

스타크래프트 세 종족 중 저그를 사용해온 서연지는 이 게임을 인연으로 이름을 알렸다. 게임 MC에 지원했다 합격한 이래 3년 째 e스포츠계의 '여신'으로 활약 중이다.
"스무 살 때 스타크래프트 플레이가 가능한 MC를 뽑더라고요. 거기 합격해서 방송을 시작했죠. 이듬해부터는 온게임넷 스타걸로 활동 중입니다. 주종족은 저그였는데요, 사실 1개월 전부터 프로토스로 전향했어요. 이제동 선수의 뮤탈(저그의 공격 유닛 중 하나) 콘트롤을 보노라면 무척 신기하긴 한데, 저그는 제게 너무 약하고 컨트롤이 어려워요. 반면 프로토스는 기본 유닛이 비싼 대신 강해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서연지는 현재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휴학 중)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친 그는 발랄한 이미지와 달리 클래식을 공부 중이다. 남들보다 손이 커 피아노에 유리하다는 그는 특별히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한다.
"8세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그 매력에 빠져 작곡을 배우고 있죠. 흔히 작곡이라면 가요를 떠올리는데 전 클래식이라만 해왔답니다. 라흐마니노프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곡들이 꽤 어려워요. 아무리 쳐도 손에 익지 않아 애를 먹죠. 피아노나 게임이나 뭐든 노력이 필요하더라고요."

호러 MMORPG '좀비온라인'과 온게임넷 '모두의 스타리그' 활동으로 바쁜 서연지는 초등학교 시절 리듬게임 'EZ2DJ'에 빠져 살 정도로 게임광이었다. 스타크래프트 마니아인 동생을 따라 TV를 보다 관심이 생겼고, 지금은 스타크래프트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적어도 사흘에 한 번은 배틀넷에 접속해 인정사정없는 승부를 벌인다. 서연지는 자신에게 있어 게임이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라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날리고 짜릿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 게임을 좋아해요. 굳이 뭘 얻으려는 건 아니고요. 리듬게임과 더불어 '킹 오브 파이터' 같은 격투게임도 좋아해요. 다만 지고 나면 화가 좀 나요. 제가 승부욕이 강하거든요."

다양한 게임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활달한 이미지와 달리 낯을 좀 가린다는 서연지. 실제 성격과 평소 모습을 묻자 망설임 없이 "보통 사람과 똑같다"며 웃었다.
"어느 정도 친해진 뒤 다가가는 편이에요. 평소 모습은 또래와 다를 게 없고요. 쉴 때는 온라인 게임을 하거나 오락실에 가요. 팬이 대부분 학생이라 한낮엔 지하철을 타고요. 알아보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는데 벌써 여덟 살이라 건강이 걱정돼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계속 만지는 버릇이 있고요. 정말 평범하죠?(웃음)"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게임계의 상징적 존재로 떠오른 서연지. 인터뷰를 통해 인사드리게 돼 무척 기쁘다는 그는 일단 뛰어든 e스포츠계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두각을 나타내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팬들의 기대만큼이나 또렷한 프로의식으로 뭉친 그의 내일이 과연 어떤 모습일 지 기대된다.
"e스포츠계에 몸담은 이상 제 자리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게 목표랍니다. 앞서 밝혔듯 승부욕이 있어서 일단 뛰어든 일은 제 기준으로 확실히 매듭짓고 싶어요. 시즌 시작되면 변함없는 응원 보내주세요. 전국의 스타팬 여러분, 오늘도 화이팅하세요!"
zaragd@tf.co.kr
<사진=배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