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배우 김채연, 국가자격증만 10개…"월1000 벌다 연기위해 포기"
입력: 2010.04.29 08:16 / 수정: 2010.04.29 08:16

[배병철 정진이기자] 신예 김채연(24)은 '달콤 살벌'한 배우 중 한 명이다. 어릴 때부터 권투, 무에타이, 특공무술, 합기도, 유도 등 수많은 격투기를 섭렵했다. 이 때문에 웬만한 치한이 달려들어도 너끈히 해치울 수 있다고 한다.

운동 만큼이나 배움에 대한 열정도 컸다. 실제로 그녀는 국가 공인기술자격증만 10개 정도를 땄다고 한다. 반신반의하는 기자들을 위해 김채연은 직접 '인증샷'을 보여줬다. 유통관리사에서부터 육상무선통신사 등 다양한 자격증에 그녀의 얼굴이 들어 있었다.

"운동도 열심히 했고, 자격증도 열심히 땄어요. 그렇게 살다보니 월 1000만 이상 수입을 올렸어요. 근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진짜 하고 싶은게 뭘까. 그때 내린 답이 연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연기를 너무 좋아했거든요. 그 때를 놓치면 못할 것 같아 지금 모든걸 포기하고 올인했어요."

터프한 어린 시절…"권투선수 아빠 영향, 모든 격투기 마스터"

김채연은 어릴때부터 많은 운동을 경험했다. 권투선수 출신인 아빠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운동을 접하게 된 것이다. 무에타이, 권투, 유도, 특공무술, 태권도, 합기도, 아크로바틱, 육상 등 수많은 운동을 배웠다. 특히 무에타이는 2단이라고 한다. "운동이랑 저랑 잘 맞더라고요.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끼고. 그래서 운동을 배울 때 한 번도 투정을 안 부린 것 같아요."

과격한 운동을 하다보니 부상은 달고 살았다. 팔·다리 뼈가 자주 부러졌고, 인대가 늘어난 건 헤아릴 수 없을 정도. 특히 새끼 손가락은 4번이나 탈골됐다고 한다. "그때는 부상 병동이었죠. 부러지고 멍드는건 기본이었어요. 다쳐도 또 운동하고, 다시 다치고. 이런 생활이 반복됐어요. 그래도 힘들지는 않았어요. 운동이 너무 좋았으니까요."

격투기는 특히 호신용으로 제격이었다. 한 번은 지하철에서 남자가 술 취한 척 하면서 그녀의 가슴을 만졌다. 그녀는 곧바로 남자의 손목을 비튼 뒤 주먹을 날렸다. 남자는 코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이윽고 문이 열리자마자 그 남자를 문 밖으로 던져버렸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에요. 근데 그런 일을 당했으니…남의 싸움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경찰서도 자주 들락거렸어요."

생활의 달인…"국가기술자격증 10개, 노점상-디자이너 경험"

김채연은 '생활의 달인'으로 불린다. 대학 입학 이후 모든 일을 스스로 결정해야한다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그래서 그녀는 액세서리 노점상부터 주유소 알바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만큼 바쁘게 살았다.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싶었어요. 노점상, 주유소, 편의점, 웹디자이너 팀장, 옷 장사 등 안 해본게 없었어요. 많은 일을 하면서 노하우가 생겼죠. 돈을 잘 벌때는 월 순수익 1000만원도 찍어봤어요."

개인 사업을 하면서 트러블도 많았다. 노점상을 하면서 경찰에 수차례 잡혀갔고,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마찰이 잦았다. 이때부터 김채연은 국가기술자격증에 올인했다고 한다. "자격증이 있으면 푸대접 받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틈만 나면 자격증 공부를 했어요. 시험을 볼 때마다 운좋게 합격해 자격증만 10개를 땄어요."

수많은 자격증을 땄고 고소득을 올렸지만 왠지 모를 공허함이 밀려왔다. 자신이 하는 일이 평생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삶의 권태기가 찾아왔다. "일 손을 놓고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어요. 일종의 무기력감이랄까? 그런게 막 밀려들었죠. 한참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에 어릴적 꿈이 떠올랐어요. 바로 연기자였어요."

외모 보다 경험으로 승부…"진실함으로 감동을 주는 연기자 되고 싶어"

배우의 꿈을 다시 꾸게 된 김채연은 길로 하던 모든 일 접고 연기자에만 모든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프로필을 들고 기획사도 돌고 오디션장도 수없이 다녔다. 그 결과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서 큐레이터로 단역출연도 했고 obs방송국에서 하는 경찰25시에서 여형사역도 맡았다. 활동 영역을 넓혀 맥주 cf도 찍고 최근에는 빅뱅의 붉은노을 뮤직비디오에서 메인으로 활약했다.

"이제 시작이죠. 연기자로 성공할 때까진 하루를 48시간처럼 쓸 생각이에요." 김채연은 연기 연습에도 특유의 악바리 근성을 발휘하고 있다. 대학에서의 연기 연습은 물론이고 매일 방송 3사 드라마를 챙겨보며 캐릭터 분석도 빼놓지 않는다. 그리고 일주일에 최소 2권의 책을 읽으며 더 많은 간접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일상을 연기라 생각하고 지내요. 물마시는 것도 연기라 생각하면 어색해질때가 있거든요.(웃음)"

인터뷰를 끝내며 김채연은 "진실함이 있는 연기로 승부를 보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직접해보고 하는 거하고 그냥 흉내내는 건 하늘과 땅차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또래 연기자보다 외모는 좀 부족할지 몰라도 경험에서 나오는 표현의 진실함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자신 있거든요."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김채연은 "이제 시작이니 조급해하지 않겠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달라"는 애교있는 인사를 남기고 스튜디오를 떠났다. 매사에 열심인 김채연의 뒷모습을 보며 다음에는 안방극장에서 그녀를 볼 수 있길 응원해봤다.


<사진=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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