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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포스터] "드라마 사례로 본 포스터"…4가지, 유형별 정리
입력: 2009.09.22 10:57 / 수정: 2009.09.22 11:09

[ 송은주·서보현기자] "드라마 포스터요? 유형별로 만드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도 실패하지 않은 비법이죠. 어느 유형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포스터 분위기와 성격이 달라지거든요."

드라마 포스터는 홍보 이상의 효과와 의미가 있다. 드라마의 성격, 내용, 분위기가 한 장에 모두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포스터 기획 당시 유형별로 정리해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스터 유형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물· 디자인· 내용· 이미지 중심의 포스터가 바로 그 것. 이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추냐에 따라 포스터의 분위기와 제작 과정이 달라진다. 사진작가, 디자이너, 제작진 중 누가 주도적으로 포스터를 만드느냐도 이때 결정된다.

드라마 포스터를 유형별로 살펴봤다.

◆ 인물 중심

드라마 포스터의 기본은 인물 중심이다. 배경과 소품 등에 비중을 주지 않고 출연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가장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출연진이 화려할 수록 이 같은 방법을 많이 쓰는 것이 특징이다.

인물 중심의 포스터가 주로 쓰이는 것은 홈드라마다. 세대별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웬만하면 등장인물을 모두 등장시킨다. 10명에 가까운 출연진이 등장한 MBC-TV '보석비빔밥'과 13명의 출연진 전원이 메인 포스터에 등장한 KBS-TV '솔약국집 아들들'이 그 예다.

MBC 홍보부 이영재 사진팀장은 "등장인물을 모두 등장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 배경이나 소품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인물 중심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만족하는 포스터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극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워낙 출연진이 화려하고 수도 많아 인물 중심 포스터가 적합하다. 실제로 MBC-TV '선덕여왕'은 고현정, 이요원 등 출연진을 중심으로 한 포스터만 만들었고 SBS-TV '일지매'는 주인공 이준기와 16명에 달하는 주요 출연진이 등장하는 포스터를 메인으로 내세웠다.

'일지매'의 포스터를 만든 황영철 작가는 "사극은 출연진의 비중이 높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포스터도 배우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의상이나 장신구가 워낙 화려해 인물 외 별다른 특수 효과가 필요없다"고 밝혔다.

◆ 디자인 중심

기획 포스터가 탄생하면서 디자인 중심의 포스터도 나왔다. 사진 촬영 후 합성과 CG 등의 특수효과로 감각적인 느낌을 더하는 것이 특징이다. 드라마 성격과 내용을 알리기 보다는 비주얼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MBC-TV '지붕뚫고 하이킥'과 '크크섬의 비밀' 등과 같은 시트콤을 들 수 있다. '지붕뚫고 하이킥'은 얼굴을 강조한 합성으로 코믹함을 강조했고 '크크섬의 비밀'은 미국 드라마 '로스트' 포스터를 패러디한 구성으로 재미를 줬다.

이영재 팀장은 "시트콤 포스터는 합성을 비롯한 디자인적인 요소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포스터에 비해 코믹적인 느낌을 살려야 하기 때문인데 특수효과로 시각적인 효과를 높이고 장르 성격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렌디 드라마 역시 주로 디자인 중심 포스터가 사용되고 있다. 디자인으로 신선한 느낌을 살릴 수 있기 때문. KBS-TV '연애결혼'과 '결혼 결혼 못하는 남자'가 대표적인 예다. '연애결혼'은 남녀의 연애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주인공 사진에 그림을 그려넣었다. 또한 '결못남'의 버스 정류장 포스터는 합성으로 재치있는 포스터를 만들 수 있었다.

황영철 작가는 "트렌디한 드라마는 포스터에도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특한 설정과 절묘한 합성을 통해 재미있으면서도 감각있는 포스터를 만든다"고 밝혔다.

◆ 내용 중심

내용에 초점을 맞춘 포스터도 있다. 포스터만 보더라도 드라마 내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인물 배치로 드라마 속 대립 혹은 러브 라인 등의 인물 관계도를 보여주거나 드라마 속 내용을 포즈와 배경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뚜렷한 내용이 있는 드라마에서 주로 사용된다. MBC-TV '하얀 거짓말'이 대표적인 예. '하얀 거짓말'은 쇼윈도에 갇힌 신은경과 그를 바라보는 김태현,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있는 김혜숙이 나온 것을 메인 포스터로 선택했다. 그야말로 '하얀 거짓말'의 모든 내용을 포스터에 담은 것이다.

패션, 스포츠 등 특별한 장르 드라마의 경우에도 내용이 중심된 포스터를 많이 쓴다. 일례로 MBC-TV '신데렐라맨'은 포스터에 마네킹을 세워 포스터를 촬영했다. 패션을 주 소재로 한 드라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이 팀장은 "내용 중심의 포스터는 다른 포스터에 비해 해석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드라마의 주제의식을 담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 때문에 제작진이 가장 선호하며 실제로 참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 이미지 중심

드라마 내용에 상관없이 제목이 주는 이미지로 포스터가 제작되는 경우도 있다. 간단하고 명확한 제목에 맞춰 코믹 혹은 분위기있게 연출한다.

MBC-TV '밥줘'와 SBS-TV '프라하의 연인'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밥줘'는 불륜과 가족간의 갈등이라는 중심내용에 상관없이 이름에 맞춰 주인공들이 조리기구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이야기의 축인 세자매 부부가 미니 부엌에서 부부간의 갈증적 구조를 익살스러운 표정과 포즈로 보여줬다.

'프라하의 연인'은 제목과 극 초반 배경이 되었던 프라하가 포스터의 배경이 됐다. 이 포스터를 제작한 황영철 작가는 "프라하의 배경을 포스터에 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프라하 시내의 모습과 배우들의 사진을 따로 찍어 합성했다. 여기에 프라하를 좀 더 강조하기 위해 주인공들이 마리오네뜨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이러한 포스터를 봤을때는 내용을 전혀 짐작할 수 없다. '밥줘'도 포스터만을 두고 봤을 때는 그저 유쾌한 홈드라마인 것처럼 보여진다. '프라하의 연인'도 마찬가지다. 프라하는 극초반 배경이 되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포스터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팀장은 "포스터는 누가봐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중심으로하는 포스터는 영화 못지 않게 감각적으로 완성된다. 때문에 시청률에 상관없이 이미지로 완성된 포스터는 시청자들에게 반응이 좋다.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는 숫자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MBC,KBS,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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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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