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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조인성·송지효·주진모가 밝힌 베드신 연기의 어려움
입력: 2008.12.16 18:15 / 수정: 2008.12.16 20:59

[ 김지혜기자] 파격적인 소재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영화 '쌍화점'의 세 주인공이 극중 베드신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쌍화점(감독 유하, 제작 오퍼스 픽처스)'언론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는 베드신과 관련된 집중 질문에 차분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세 배우 모두 베드신의 행위보다는 캐릭터의 감정 표현이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세 사람은 극중에서 왕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남자 호위무사(조인성 분), 왕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왕의 정인인 호위무사에게 받은 비련의 왕후(송지효 분), 목숨과 같은 연인의 마음을 왕후에게 빼앗기는 왕(주진모 분)이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감정의 실타래가 분출하는데 있어서 베드신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배우들은 감정선을 살리는데 집중하며 실감나는 베드신을 연기해냈다.

남녀 배우 모두와 베드신을 연기한 조인성은 "남자 배우와 연기 할 때나 여자배우와 할때 모두 어려웠다"며 "행위보다 극적인 순간에 감정을 뽑아내기가 쉽지 않았고 그 부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데뷔 이후 첫 베드신을 연기한 조인성은 노출 수위면에서 두 배우를 능가했다. 남자 배우로서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동성애 연기 역시 실감나게 연기했고 송지효와의 러브신 역시 뜨거운 감정을 쏟아내며 열연했다. 스스로 "다 보여드렸다"고 하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송지효 역시 섬세한 감정 선을 살리면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진 비련의 여주인공을 연기했다. 그는 "내 몸의 일부분이 얼마나 나오느냐는 그리 중요치 않았다"며 "정사신 자체가 감정의 중요한 흐름이다. 그 부분이 없다면 캐릭터의 감정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에 가장 많은 고민했다"고 유연하게 답했다.

주진모는 "상대역이 남자나 캐릭터의 행동이나 감정을 보다 정확히 보여줘야 관객들이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 생각했다"며 동성애 연기에 대한 소신을 침착하게 밝혔다. 그는 "상대가 남자기 때문에 감정을 다르게 살려야 겠다기 보다는 과거 내가 사랑하면서 겪었던 사랑, 질투, 침착 등의 정서를 캐릭터에 자연스레 이입시켰다"고 말했다.

액션신과 러브신 등 연기의 극과 극을 오갔던 주진모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으로 탈모 현상을 겪고 새치가 생기는 등 온 정신을 연기 분석에 집중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유하 감독의 5번째 영화 '쌍화점'은 원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한 고려 말 왕과 왕의 호위무사 홍림, 원나라에서 시집온 왕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랑과 배신을 다룬 영화다. 이 작품은 고려 시대를 시대적 배경을 선택한 점과 동성애 코드가 있다는 점 때문에 제작 초기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영화는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라기보다는 사람과 사람간의 얽키고 설킨 사랑의 감정, 비극적 운명의 실타래 등을 치밀한 서사구조 아래 그려낸 멜로 영화에 가까웠다. 금기를 넘어서 본능에 집중한 세 남녀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노출 수위는 기대 이상으로 파격적이었다. 2시간 20여분의 러닝타임동안 총 6~7차례의 농도짙은 베드신이 등장했다. 조인성과 주진모의 동성애 연기는 물론 조인성과 송지효의 강도 높은 베드신 등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볼수 없었던 파격적인 수위였다.

2008년에 개봉하는 마지막 한국영화인 '쌍화점'은 오는 30일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 =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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