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한복과 사랑에 빠진 스타들
입력: 2015.03.19 16:30 / 수정: 2015.03.19 16:30

다양한 색감의 한복들. / W, 보그, 마리끌레르
다양한 색감의 한복들. / W, 보그, 마리끌레르
고즈넉한 멋이 있는 한복은 오래 보아도 쉬이 질리지 않는다. 멀리 보아도 아름답지만 자세히 보았을 때 더 아름답다.

전통에 충실한 노력이 엿보이는 씨엘의 한복 화보. / W
전통에 충실한 노력이 엿보이는 씨엘의 한복 화보. / W
최근 2NE1 씨엘이 미국 진출을 앞두고 한복 화보를 진행해 눈길을 끈다. 씨엘은 “아직 한국에 대한 인식은 조금 부족한 편인 것 같다”며 “본격적인 미국 활동에 앞서 멋있는 한복 화보를 꼭 남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곡백과를 얹은 들판의 여인. / 보그
오곡백과를 얹은 들판의 여인. / 보그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의상인 한복은 알타이계 복식을 근간으로 아한대성 기후에 맞게 몸을 감싸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의 치파오나 일본의 기모노에 비해 바느질이 어렵고 재단도 복잡해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한복을 입은 1952년의 여인들. / Korea 1952 the photos of J.R.Coupland Ⅲ
한복을 입은 1952년의 여인들. / Korea 1952 the photos of J.R.Coupland Ⅲ
한국전쟁 전까지만 해도 평상복과 같았지만 60여년이 지난 현재는 거의 입지 않게 됐다. 명절이나 행사 등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이라는 인식이 강해 평소 입고 다니면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되기 십상이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호텔 입장이 금지된 경우도 있을 정도.

한국적 스트릿패션을 지향하는 리슬. / 리슬
한국적 스트릿패션을 지향하는 리슬. / 리슬
때문에 많은 디자이너들이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옷으로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캐주얼한복을 판매하는 브랜드도 하나 둘 선보이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도 조금씩 한복에 대해 관심을 갖는 추세다.

단오. / 보그
단오. / 보그
그 일환 중 하나가 한복화보다. 전통복식을 과감하게 개량하거나 화려한 원단을 사용해 한복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어레인지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이처럼 많은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단아한 매력을 선보인 이영애의 한복 화보. / 마리끌레르
단아한 매력을 선보인 이영애의 한복 화보. / 마리끌레르
한복화보의 대표주자이자 끝판왕으로는 단연 이영애를 들 수 있다. 마리끌레르 사상 최초로 한복모델 표지를 장식하기도 한 이영애는 고전적인 단아함으로 마치 한 폭의 수묵담채화같은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어떠한 장식 없이도 가득 찬 존재감이 ‘다 했잖아요’.

미인도를 연상케 한 장윤주의 한복 화보. / 보그
미인도를 연상케 한 장윤주의 한복 화보. / 보그
동양적인 이목구비를 지닌 모델 장윤주의 한복화보는 마치 전통 미인도 같다는 평을 얻었다. 혜원 신윤복의 풍속도에서 막 걸어나온 듯한 장윤주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전통인형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며 애정을 보냈다.

한복과 드레스를 믹스시킨 수애의 한복 화보. / 보그
한복과 드레스를 믹스시킨 수애의 한복 화보. / 보그
드레수애 수애는 한복과 드레스를 믹스한 한복을 선보였다. 한복의 단아함과 드레스의 풍성함이 어우러지면서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담담하게 풀어낸 색채가 깊이를 더해주면서 매력도 상승했다.

전래 동화 속으로 빠져든 국악 소녀 송소희. / 보그
전래 동화 속으로 빠져든 국악 소녀 송소희. / 보그
국악소녀 송소희는 화려한 장식과 색채, 의상 등 현대적인 요소가 배합된 한복으로 환상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통과 꿈, 동화 그 어드메에 자리한 듯한 부유감이 실로 인상적이다. 한국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New Korean Couture. / 마리끌레르
New Korean Couture. / 마리끌레르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시도는 한복과 코트의 조합이다. 한복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모던한 아우터를 매치해 새로운 매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한복의 부드러운 실루엣에 아우터의 입체감이 더해져 다양한 감각이 돋보인다.

한복과 현대복의 조화. / 로피시엘 옴므
한복과 현대복의 조화. / 로피시엘 옴므

남자 한복 화보는 찾아보기 힘든 편이지만 굳이 꼽자면 두루마기에 정장 차림이 어우러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루마기로 기본적인 실루엣은 살리되 현대식 팬츠로 날렵한 매력을 살리는 것이다.

다양한 시대의 한복들. / MBC ‘주몽’ SBS ‘자명고’, ‘서동요’ KBS 2TV ‘천추태후’
다양한 시대의 한복들. / MBC ‘주몽’ SBS ‘자명고’, ‘서동요’ KBS 2TV ‘천추태후’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한복의 모습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자료가 적기도 하지만 직물옷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삭아버리거나 색이 바래버려 한복의 복식 연구가 쉽지 않은 탓이다. 오랜 시간 함께해왔지만 애석하게도 남은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에 한복을 재조명하는 노력이 더욱이 아름답다. 한복을 입고 서울 거리를 걸어도 낯설지 않게 여겨질 날이 그리 멀지 않았기를.

[더팩트 | 이슬기 기자 tren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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