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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 게임' 종영③] 고작 1%? 시청률이 전부 아닌 이유
입력: 2014.11.26 06:00 / 수정: 2014.11.26 01:05
라이어 게임이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tvN 방송 화면 캡처
'라이어 게임'이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tvN 방송 화면 캡처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뜨거웠던 두 달이었다. '라이어 게임'이 방영 내내 큰 화제를 만들어내며 성공적으로 종영했다.

25일 케이블 채널 tvN 월화드라마 '라이어 게임'에서는 최후의 1인을 놓고 벌이는 하우진(이상윤 분), 남다정(김소은 분), 강도영(신성록 분)의 마지막 대결이 그려졌다. 그 동안 베일에 쌓여 있던 이들 세 명 주인공의 과거 역시 공개됐다. 선과 악이 뒤집어지는 전개에 시청자들은 끝까지 손에 땀을 쥐었다.

화제성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라이어 게임'은 방영 내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낳았다. 제작진은 이날 다음 시즌의 가능성을 열었다. 만약 시즌2가 성사된다면 '막돼먹은 영애씨', '푸른거탑'을 잇는 tvN의 새 시리즈물이 탄생한다.

물론 채널의 특성상 접근성의 한계가 있었겠지만 '라이어 게임'의 최고 시청률은 1.7%(닐슨 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에 불과했다. 지상파 드라마였다면 '저조한 성적'이라고 지적받았을만하다.

하지만 '라이어 게임'은 다시보기, 클립 영상 등의 조회수에 힘입어 1%대 시청률이 믿기지 않을 만큼 화제를 불러모았다. 방송이 끝나고 나면 어김없이 주요 포털 사이트에 관련 검색어가 오르내렸다.

같은 시간대 방송됐던 '마이 시크릿 호텔'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퇴장한 것을 미뤄볼 때 고무적인 성과다. 그 비결은 멀리 있지 않았다.

'라이어 게임'은 사실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던 드라마다. 원작인 일본 작가 카이타니 시노부의 동명 만화가 워낙 큰 인기를 누린 데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일본 후지TV 드라마 역시 성원에 힘입어 시즌2까지 방영됐다. 원작을 사랑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고 이를 연기한 일본 배우들의 이미지도 시청자들에 강하게 자리 잡았단 뜻이다.

때문에 이상윤이 원작의 아키야마 신이치 역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로지 필승법에만 관심을 둘 뿐 차갑고 냉정한 아키야마가 따뜻하고 인간적인 이미지의 이상윤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상윤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그는 원작의 캐릭터를 무조건 쫓는 대신 한국형 아키야마를 만들었다. 하우진이 갖고 있는 엄마의 죽음에 대한 상처는 인간적인 향기가 나는 아키야마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라이어 게임'이 원작과 달랐던 건 비단 하우진 캐릭터 뿐만은 아니었다. 원작에 없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란 설정을 넣었고 강도영, 조달구(조재윤 분), 이윤주(차수연 분) 등의 캐릭터를 새롭게 만들었다.

오랜 준비 기간을 가진 끝에 새롭게 추가한 요소들이 억지스럽지 않게 조화를 이뤘고 이 덕에 원작을 본 사람들도, 보지 않은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

라이어 게임이 시즌2로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tvN 제공
'라이어 게임'이 시즌2로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tvN 제공

배우들과의 시너지 역시 좋았다. 역시 새로 만들어진 조달구는 극 초반에는 여주인공 남다정에게 빚 독촉을 하며 긴장감을 불어넣는 캐릭터로, 중후반부터는 여주인공을 돕고 중간 중간 웃음까지 선사하는 감초 역할로 활약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라이어 게임'의 진행을 맡고 이후엔 게임에 직접 참여한 강도영 역의 신성록의 경우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를 능숙하게 소화하며 작품의 중심을 잘 잡았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착한 역할을 주로 해왔던 이상윤, 김소은은 이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스펙트럼을 한 단계 더 넓혔다.

탄탄한 원작, 모험적이면서도 억지스럽지 않았던 각색, 기대를 뛰어넘는 배우들의 연기 등이 합쳐져 '라이어 게임'은 기분 좋게 막을 내렸다. 많은 이들의 바람처럼 시즌2가 나올 수 있을까. 그 답은 시청률 보다 값진 지난 2개월간의 여정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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