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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왔다 장보리' 연민정 역으로 사랑받은 이유리는 악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 최진석 기자 |
'왔다 장보리'가 종영한지 2주일 뒤, <더팩트>가 그를 만났다.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악녀 연민정에 대한 생각과 최근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속마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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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리는 악녀 연기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연민정으로 얻은 큰 인기에 놀라워했다. / 최진석 기자 |
2001년 데뷔한 뒤 이유리는 순정파 착한 역을 도맡아 했다. 이후 악역 변신에도 성공하며 이미지를 확 바꿨으나 지금처럼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건 '왔다 장보리'가 처음이었다. 욕도 먹었지만 이유리라는 이름을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 시켰다.
"악녀 얘기 너무 들으니까 처음에는 애써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라고 부인했어요. 그런데 갈수록 약간 코믹한 캐릭터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연민정 캐릭터가 재밌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분이 호통쳐달라고 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단지 캐릭터가 독한 악녀라 사랑받은 건 아니었다. 연민정 캐릭터를 만나 그의 연기력이 빛났다는 평가도 많았다.
"좋은 얘기 많이 해주셔서 처음에는 무서웠어요(웃음). 부족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뿐이고 과분한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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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리가 연기한 연민정은 새로운 악녀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MBC '왔다 장보리' 방송 캡처 |
"화내면서 정말 편하지 않았어요. '왔다 장보리' 종영 이후 SBS '힐링캠프' 나갔는데 말 그대로 '천사의 편집'이더라고요. 좋은 내용만 골라주셨어요. 악녀 연기 이후 행동을 더욱 조심하게 돼요. 전 그렇게 착하지도 않고 연민정처럼 악하지도 않은데 말이죠.
천성은 나쁘지 않은 이유리의 연민정은 악녀 캐릭터 다섯 손가락 안에 손꼽혔다. 정점을 찍으면 비슷한 이미지의 캐릭터는 다시 맡고 싶지 않은 게 일반적이지만, 이유리는 달랐다. 그는 또 악녀 캐릭터 제안이 들어오더라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연민정을 뛰어넘을 자신도 없고 넘을 생각도 없어요. 그런데 다른 색깔의 악역을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고 싶어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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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리(가운데)는 오연서(왼쪽) 송윤아와 함께 MBC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배정한 최진석 김슬기 기자 |
지난달 '왔다 장보리'가 끝나자 두 달 남은 MBC '연기대상' 유력한 후보로 이유리의 이름이 거론됐다. 그만큼 연민정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분이었다.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에서 호흡을 맞춘 오연서와 '마마'에서 감동적인 모성애 연기를 펼친 송윤아와 함께 대상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유리는 대상 언급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14년 동안 연기한 배우로서 상을 타야겠다는 마음보다 그저 관심받는 게 감사해요. 한꺼번에 많은 사랑을 받는 것도 놀랍고요. 특히 송윤아 선배와 비교되는 것도 영광이에요. 사실 대상보다 문지상(성혁 분)이나 이재희(오창석 분)와 커플 상 받고 싶어요(웃음)."
연기 대상 언급과 함께 작품이 끝나고 이유리가 오연서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은 것도 화제였다. 오연서는 '왔다 장보리' 이후 인터뷰에서 서운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는데 이유리는 오연서를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했다.
"연서가 기사가 그렇게 나가서 미안하다고 연락왔어요. 저 역시 조심스러웠죠. 대답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연서 뿐 아니라 많은 캐릭터가 있었는데 연민정에게 관심이 쏠려서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도 웃긴 것 같고요. 다같이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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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리는 연기에 이어 '세바퀴' 안방마님을 꿰차며 예능 프로그램까지 접수하며 새로운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 최진석 기자 |
겸손해했지만 확실히 이유리는 떴다. 그러나 그가 깜짝 스타는 아니다. 14년간 꾸준히 작품 속에서 묵묵히 자기 배역을 충실하게 연기한 그에게 연민정의 인기는 보답이었다.
"제 이름 검색해서 나는 기사에서 인기를 느껴요. 댓글도 읽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구나 알게 되죠. 그래도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들뜨지 않고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왔다 장보리' 끝나고 생각보다 작품 제안이 많이 안 왔더라고요(웃음)."
'왔다 장보리'를 마친 이유리는 '대박'에 격양되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했다. 그의 다음 작품은 우선 드라마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다. '세바퀴'의 새 안방마님으로 발탁된 그는 연민정이 아닌 이유리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canusee@tf.co.kr
연예팀 ssent@tf.co.kr
◆ 이유리가 뽑은 연민정의 가장 잔인한 악행은? (영상제공 = i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