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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를 뜨겁게 달군 이름모를 노출녀와 '다이빙벨' '화장'의 김호정.(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부산=남윤호 김슬기 기자 |
[더팩트ㅣ부산=김가연 기자] 지난 2일 개막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 올해는 영화제 측에서 미리 공지한대로 신인 여배우들의 과도한 노출로 인한 잡음을 막고자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주최측은 일부 여배우들의 지나친 노출로 얼룩지게 된 레드카펫 분위기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영화제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듯 개막식 레드카펫에서는 과도한 노출을 시도한 여배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중반을 넘어 후반을 향해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짚어봤다. 부실한 축제 준비로 전야부터 말썽이었던 영화제는 레드카펫에 선 이들을 일일히 확인하지 못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영화적으로는 임권택 감독의 '화장'과 뜨거운 감자였던 '다이빙벨'이 관심 대상이었다.
◆ '화장' 김호정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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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 기자회견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린 김호정(왼쪽)과 김규리./부산=김슬기 기자 |
임권택 감독의 '화장'에 출연한 김호정은 눈물의 이야기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물들였다. 지난 5일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화장'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호정은 취재진들의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그날 오전 진행된 기자 시사에서 영화가 처음 공개된 가운데 김호정의 파격적인 노출이 화제였다. 김호정은 투병 중으로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아내를 연기하려고 과감한 성기 노출은 물론 섬세한 감정연기로 관객들을 동요한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현장을 술렁였고 김호정은 결국 이야기하다 눈물을 보였다.
김호정은 "화장실에서 성기를 드러내고 찍은 장면은 사실 시나리오에서는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풀샷으로 보이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며 감독님께서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는데, 저는 수월하게 했다. 개인적으로 많이 아파봤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김호정의 이야기에 김규리도 눈물을 쏟았다. 김규리는 "예전에 한 작품을 보고 김호정 배우를 정말 좋아하게 됐다. 좋아하는 배우와 함께 작업하게 돼 행복했다. 김호정이 연기하는 걸 보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 많이 배웠다"며 "그런데 김호정이 투병 생활했던 걸 나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 알게 돼 깜짝 놀랐다"고 말하고 눈물을 보여 현장은 눈물 바다가 됐다.
◆ 논란의 '다이빙벨' 2일부터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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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다이빙벨'을 만든 이상호 기자(왼쪽)와 안해룡 감독./부산=남윤호 기자 |
먼저 4일엔 '철저한 진상규명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1123인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정지영 감독과 민병훈 감독 등 뜻을 함께하는 관객이 모였다. 특히 정지영 감독은 "세월호 사건은 선박의 안전 및 지금까지 밝혀내지 못한 진실 여부를 명확히 하자는 것인데 이를 정치적인 문제로 끌고 가는 것은 일부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태다"고 꼬집었다.
이는 6일 공식 상영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예고한대로 이날 오전 공식 상영이 진행됐고 현장에는 취재진을 비롯한 일반 관객이 많이 참여했다. 상영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갔고 이자리에서 이상호 기자는 눈물을 쏟았다. 상영 후에는 극장에서 1인 시위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 "레드카펫 노출女, 누군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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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이름모를 노출녀. 홍보팀에서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확인하고 있다'는 답변뿐이라 결국 이 여인의 이름은 알 수 없었다./부산=김슬기 기자 |
올해로 19번째를 맞는 중견 영화제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 1일,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열린 전야제 취재를 두고 영화제 주최측은 사전 공지 없이 서울에서 온 매체는 취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취재의 제한이 없었기에 당황스러운 지적이었다. 게다가 개막식 레드카펫 취재 자리 선점을 위한 추첨을 하자 "프린트가 불량이었다"고 말해 취재진들의 원성을 샀다.
레드카펫 '이름없는 노출녀'에 대한 궁금증도 풀 수 없었다. 영화제가 공지한 대로 올해 레드카펫에서는 과도한 노출을 시도한 여배우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온 몸에 양 옆을 드러낸 여배우가 한 명 나와 현장을 발칵 뒤집어 놨다.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이 여배우의 이름을 들을 수 없었다. 홍보팀에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확인하고 있다"는 말만 여전히 되풀이됐다.
'다이빙벨' 상영 현장에서도 잡음은 일어났다. 영화제 초청작은 미리 예매를 해야 관람이 가능한 것이 원칙이며 부산국제영화제 배지를 소지한 영화 관계자라면 상영관에 빈 자리가 있을 때 선착순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날 '다이빙벨'을 보려고 취재진들이 워낙 많이 모인 터라 영화제 측과 혼선을 빚었다. 빈 좌석 여부를 두고 영화제 측이 여러 번 말을 뒤집었고 관계자들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20분 이상 혼선 끝에 입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극장 안에는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여 취재진을 당황스럽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