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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우먼 이국주가 최근 방송부터 광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패션지 지큐(GQ)제공 |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다~아 먹지요. 호로록!"
식탐만 많은 줄 알았던 개그우먼 이국주(29)는 '야망녀'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식탐송'으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완성한 그는 최근 예능프로그램 고정 출연부터 수많은 광고까지 섭렵하며 음식뿐 아니라 방송까지 '다 먹고' 있다.
'여자는 자고로 아름다워야 한다'는 시류를 거스르는 파격적인 캐릭터, 외모보단 재기발랄한 매력과 재치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국주의 '틈새시장' 공략은 유쾌하다. 무엇보다 뚱뚱한 여성을 바라보는 이국주의 시선이 그간 다른 이들이 보여줬던 것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MBC 1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국주. 다음 해 바로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코미디 시트콤 부문 여자 신인상을 거머쥐며 개그우먼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그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올해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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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보성을 따라해 자신의 독보적인 '의리' 캐릭터를 구축한 이국주./정선 홍보영상 캡처 |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하는 '코미디 빅 리그'에 둥지를 튼 이국주는 '수상한 가정부' 코너에서 배우 김보성과 닮은꼴 외모를 강조하며 그를 따라 했다.
몸에 달라붙는 가죽 의상, 수염을 붙인 그의 독특한 외모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이국주는 코너 속에서 김보성의 '의리'가 아닌 이국주 특유의 '의리' 유행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간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신체조건을 이용해 관객들을 웃기는 개그 코드는 대중에게 익숙했지만, 남성 개그맨들에게 한정됐던 것이 대부분이었기에 그의 등장은 더욱 신선했다.
이후 '10년째 연애 중' 코너에서 보여준 이국주 특유의 개그는 그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굳히기에 충분했다. 10년 동안 연애하며 긴장감은 사라지고 식욕이 왕성해진 여자 친구로 분한 이국주는 최신곡부터 동요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패러디했고 '식탐송'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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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국주가 만든 유행어 '호로록'과 노래 '식탐송'은 대중의 인기를 끌었고 광고와 다양한 패러디물을 만들었다./KBS2 '해피투게더'방송 캡처, 백설 광고영상 캡처 |
'호로록'이란 유행어는 다양한 분야에서 패러디됐고 "나는 짜게 먹지" "또 먹지" "많이 먹지" 등 재치 넘치는 가사와 이국주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 과감한 안무까지 거리낌 없이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이국주의 자신감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국주와 비슷한 신체조건을 무기로 삼아 웃음 코드를 꾀했던 개그우먼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웃음 안에선 '뚱뚱한 여자'는 언제나 비하당하는 대상이었고 자신을 '디스'하는 것으로 대중의 웃음을 유도했다.
'군살 없는 몸매가 건강하다' '아름다운 여성은 늘씬하다'는 외모지상주의에 걸맞는 웃음 코드였지만, 그들이 선사한 웃음 한 켠엔 항상 제 몸을 비하한다는 씁쓸한 뒷맛 또한 지울 수 없다. 거기에 몇몇 개그우먼은 다이어트를 통해 변화하는 자신의 몸매를 상품화하거나 성형수술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려 노력하며 그 과정을 무대나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이들이 보여주는 외모 관련한 소재의 개그는 휴먼다큐멘터리와 개그 사이에 아슬아슬 줄타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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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에 나와 다이어트 계획이 없음을 밝힌 이국주./KBS2 '위기탈출 넘버 원'캡처 |
그런 부분에서 이국주가 최근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예능계의 샛별로 주목받는 것은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간 '뚱뚱한 여성'을 소재로 삼았던 이들의 자학 개그가 줬던 우울한 끝맛과 달리 이국주가 선사하는 웃음은 밝고 유쾌하기 때문이다.
이국주는 뚱뚱한 자신의 몸을 남들에게 가감 없이 공개하는 것을 수치스러워한다거나 혹은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잘 먹는 여자, 짜게 먹어서 살이 찐 여자, 음식을 사랑하는 여자라며 행복하게 노래부를 뿐이다. 그리고 단호하게 말한다. "나는 살 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자신을 사랑해서 더욱 매력적인 여자, 개그우먼으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이국주의 발견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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