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3'에서 바비(오른쪽 가운데)가 우승을 차지하며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고 있다./'쇼미더머니3' 방송 캡처 |
[더팩트 | 이다원 기자] 최후의 래퍼 1명을 뽑는 치열한 대전이었지만 동시에 래퍼들의 축제이기도 했다. 젊음 패기 도전 객기 이 모든 게 허용된 공간은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3' 밖에 없다는 듯 멘토와 멘티 래퍼들의 자유로운 음악이 안방극장을 가득 채웠다. 우승은 바비에게 돌아갔어도 이들에게 그 의미는 크지 않아 보였다. 흥겨운 축제에 대결은 그전 '쫄깃'한 분위기를 거들 뿐이었다.
4일 오후 방송된 '쇼미더머니3' 최종회에서는 마지막 결승에 오른 바비와 아이언의 불꽃 튀는 대결이 그려졌다. 우승자를 가리는 중요한 자리인 동시에 더콰이엇 도끼 양동근 산이 스윙스 등 이날을 위해 달려온 모든 출연진의 결실이 이뤄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더불어 아이돌 래퍼로서 편견에 맞선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 바비의 당찬 포부가 통할지도 중요한 관전포인트였다.
![]() |
| 바비(맨 위)와 아이언의 불꽃 튀는 대결과 출연한 모든 래퍼의 활약으로 현장이 축제처럼 들썩이고 있다./'쇼미더머니3' 방송 캡처 |
먼저 무대에 나선 건 바비. 결승곡으로 '가드 올리고 바운스'를 택해 관객을 휘어잡았다. 이날 말쑥한 슈트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그는 리드미컬한 래핑과 여유로운 무대 매너로 브라운관 밖 안방극장까지 압도했다. 특히 실력 없는 아이돌 래퍼들을 비판하는 가사를 읊조릴 땐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패기가 가득 묻어났다.
이에 맞서 아이언은 '씨 다 퓨처(C Da Future)'로 기선제압에 나섰다. 록과 힙합이 뒤섞인 독특한 장르의 곡을 소화해내며 관객들의 열정적인 환호를 이끌어낸 그는 무대를 휘저으며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두 젊은 래퍼들의 목소리에 현장은 한눈에 봐도 폭발 직전이었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대결 끝에 승리의 여신은 바비에게 미소 지었다. 총금액 773만 5000원을 받은 그는 아이언(423만 5000원)을 350만 원 차이로 크게 누르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 |
| 바비가 아이돌 꼬리표를 굳이 떼지 않았지만 실력만으로 최후까지 살아남아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쇼미더머니3' 방송 캡처 |
바비는 "엄마 나 1등했다"고 입을 연 뒤 "편견을 부수고 우승했으니 이제 인정해달라. 쇼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패기 넘치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아이언은 "새로운 아이언으로 돌아오겠다"며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했다. 승부를 떠나 정정당당한 두 청춘의 투샷이 그 무엇보다도 빛났다.
이후에도 산이 스윙스 타블로 양동근 더콰이엇 도끼 등이 나와 후일담을 털어놓으며 '쇼미더머니3' 에필로그를 장식했다. 대결 프로그램이 우승자 발표 후 종료되는 형식인 반면 대결보다 래퍼들의 돈독한 동료애와 에피소드에 더욱 주목하는 '쇼미더머니3'만의 기획 의도가 돋보인 대목이었다.
이처럼 '쇼미더머니3'는 대결을 빙자한 힙합 축제의 장이었다. 힙합을 사랑하고 랩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이력 소속 상관없이 누구나 나올 수 있다는 자격 기준에도 부합하는 모양새였다. 바비가 아이돌 꼬리표를 굳이 떼지 않아도 최후의 1인으로 인정받은 건 편견 없이 모두가 즐기는 축제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힙합=자유'라는 공식을 제대로 녹인 시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