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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더팩트> 취재진은 최근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트로트 엑스'에 참가자로 출연해 화제를 모은 트로트가수 이지민이 안무와 보컬 연습을 하고 있는 연습실을 찾아 방송에서 나누지 못한 뒷이야기를 통해 '다장르아이돌'의 현주소를 짚어봤다./남윤호-이새롬 기자, 더팩트DB |
[성지연 기자] "사랑에 속고 눈물 흘리는 순진한 여자랍니다."
연습실마다 열정 가득한 연습생들의 노랫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화려한 랩부터 이름 모를 팝송까지. 재능있는 차세대 스타를 꿈꾸는 이들이 화려한 무대를 상상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현장에 발을 들였다.
그 가운데 구성진 가락의 멜로디가 두 귀를 사로잡는다. 트로트다. 10대부터 20대 초반 친구들이 모인 연습실에서 들려오는 노랫가락에 끌려 조심스럽게 연습실 문을 열자 신예 트로트 가수 이지민(27)이 휴대전화를 마이크 삼아 자신의 노래 '붕붕붕'을 열창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트로트 가수 이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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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채널 엠넷 '트로트 엑스'에 출연해 타이틀곡 '붕붕붕'을 부르며 단아한 외모와 가창력을 뽐내 화제를 모은 가수 이지민이 노래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
지난 22일 오후 <더팩트> 취재진은 최근 Mnet '트로트 엑스'에 출연해 뜨거운 화제를 모은 트로트 신예 이지민을 만나러 인천광역시 남구 주안동에 있는 보컬 학원을 찾았다. 최근 케이블채널 Mnet '트로트 엑스'에 출연해 신인답지 않은 빼어난 가창력과 여성스러운 외모로 화제를 모은 이지민. 하지만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앳된 얼굴과 애교스러운 말투가 돋보이는 귀여운 아가씨였다.
이지민은 지난해 디지털 싱글 앨범 '붕붕붕'으로 데뷔한 '중고 신인'이다. 하지만 그는 가수가 가수에게 평가받는다는 부담감을 감당하고 자신의 노래 '붕붕붕'으로 서바이벌 오디션에 도전했다.
이를두고 뭇 사람들은 "트로트 가수를 핑계 삼아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그의 예쁜 외모를 문제삼기도 했다. 하지만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지민이 잔뼈 굵은 트로트 가수란 것과 그가 가진 성인가요에 대한 애착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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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트 엑스' 출연 당시 이지민. 그의 단아한 외모와 풍부한 가창력은 큰 화제를 모았다./CJ E&M 제공 |
이지민은 "의심 어린 눈초리도 감사하다. 나는 어차피 계속 트로트 가수를 할 거니까"라며 깔깔 웃었다.
그는 '트로트 엑스'에 출연한 이유를 "얼굴을 알리는 게 중요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중요한 부분은 나같이 젊은 또래도 트로트란 장르에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활동하는 걸 많은 사람이 아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말했듯 이지민이 방송에 나와 화제를 모은 것은 최근이지만, 그는 이미 가수 생활을 하며 전국을 누볐다. 트로트를 사랑한 건 6살 때 부터다. 데뷔 초 <더팩트>과 인터뷰하며 이지민은 "어릴 때부터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었다. 시장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 항상 행복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가 밝힌 '꿈의 무대'는 '전국 노래자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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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무대'로 KBS '전국노래자랑'을 꼽았던 이지민은 데뷔 후 '전국노래자랑'에서 타이틀곡 '붕붕붕'을 불렀다./윈원엔터테인먼트 제공 |
데뷔 1년. 그는 '전국노래자랑'을 비롯, 다양한 무대를 돌며 종횡무진으로 활동했다. 트로트 가수의 특성상 각종 행사를 돌며 노래를 부르는 그는 어르신들에게 아이돌 같은 존재로 통한다. 팬의 수로 따진다면야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팬들보단 적겠지만, 열정은 이에 못지 않는다.
이지민은 "케이팝이 아닌 트로트를 전문으로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생겨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며 "이번 기회로 젊은 연령층의 사람들도 트로트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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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민이 자신을 사랑해 주는 팬들에 대해 언급하며 트로트 장르의 한류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
이지민은 "트로트 가수들을 좋아하는 '어머니 아저씨 부대'의 힘은 생각 외로 크다"며 "체력, 경제력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수는 적을지 몰라도 팬클럽 문화가 탄탄할 수 있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로트 가수를 좋아하는 팬들은 앞으로 나서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 따로 식사자리를 마련하거나 건강식품을 챙겨주는 등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팬덤이 탄탄한 대선배 남진 같은 경우 팬클럽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친목을 도모하는 기능을 동시에 하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지민의 말처럼 트로트 가수의 팬클럽 주 연령대는 10대~20대의 젊은 층이 아닌 경제력과 시간이 비교적 여유로운 중년층이 대부분이다. 그는 "이런 팬들이야말로 경쟁력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사람들이 '트로트'라고 하면 '성인가요'라는 생각에 무시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있는데 탄탄한 팬클럽은 그런 부분에서 아티스트에게 굉장한 도움이 된다"며 "아이돌처럼 트로트 가수도 얼마든지 국외 진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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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민은 트로트가수로 색다른 변화를 주기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
이지민은 최근 '트로트엑스' 도전을 계속하기 위한 연습과 앞으로 활동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 중이다. 트로트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안무를 노래에 곁들이기도 하고 가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 표정도 신경쓴다. 의상도 그간 트로트 가수들이 선호하던 화려한 디자인과 다르게 단순한 디자인을 골라 입을 생각이다. 피아노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지민이 보이고 있는 '변화의 바람'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며 '트로트의 전통성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당찬 이 아가씨는 동그란 눈으로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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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민은 안무와 노래 연습 외에도 악기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으며 다양한 재능을 두루 쌓으며 성인가요를 널리 알리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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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을 보며 안무와 노래를 맞춰보고 있는 이지민./남윤호 기자 |
"저는 트로트란 장르의 튼튼한 뼈대를 믿어요. 뿌리가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잖아요. 국악 신동 송소희 씨도 다양한 변화를 통해 국악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잖아요? 트로트도 국악만큼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제가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건 아니지만, 머지않아 트로트가 한류 붐을 일으킬 수 있다면 거기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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