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인턴기자] 여자 연예인들의 시구가 늘면서 다양한 퍼포먼스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황당한 시구를 보여주는 일도 많아졌다. 이런 퍼포먼스와 황당 시구, 개념 시구 등을 모아서 <더팩트>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시구녀 어워드'를 준비했다.
◆ 개념 시구상 ·최다 시구상 = 홍수아
'개념 시구'의 원조 '홍드로' 홍수아는 개념 시구와 최다 시구 부분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홍수아의 시구 역사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드문드문 행해지던 여자 연예인들의 시구는 미니스커트에 하이힐 등의 무개념 패션으로 볼거리는 되었지만 야구 팬들에게는 탐탁지 않아 보였다.
홍수아는 운동화와 편안한 옷차림으로 등장해 인상을 찌푸리는 열정적인 시구 장면이 포착되며 일약 메이저리그 강속구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이름을 본뜬 '홍드로'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그는 '개념 시구'의 창시자이자 이후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 상·하의를 모두 착용하고 2007년 플레이오프와 2008년 한국시리즈 경기에서도 시구하며 여자 연예인 가운데 최다 시구자에 이름을 올렸다.
◆노출상 = 클라라
새로운 노출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배우 클라라는 지난달 3일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와 경기에 시구자로 나섰다. 그는 와인드업 자세에서 배꼽이 드러나고 뛰어난 몸매가 돋보이도록 유니폼을 몸에 달라붙도록 리폼했다. 특히 다리가 길어 보이게 줄무늬 하의를 입고 나온 클라라는 원정팀인 LG 트윈스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지적을 받으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 퍼포먼스 상 = 낸시랭
공만 던지고 내려오는 시구가 싫증이 나자 미녀 스타들은 시구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포수와 사인을 교환하거나 1루에 견제 동작을 취하는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마련했다. 하지만 퍼포먼스 하면 바로 이 스타, 낸시 랭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는 지난 2011년 10월 2일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페넌트레이스 경기에 시구자로 등장해 볼링을 하듯 야구공을 땅에 굴리는 시구 퍼포먼스를 펼쳤다. 그는 이후 트위터에 "프로 야구가 잘 굴러가길 바라는 의미의 퍼포먼스였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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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왼쪽 위)와 티파니(왼쪽 아래)는 패대기 시구의 굴욕을 겪었지만 유리(오른쪽 위)는 놀라운 잠수함 투구 자세를 보여줬다. 시구가 끝난 뒤 울음을 터뜨린 김정민(오른쪽 아래)은 울보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XTM 방송 캡처, 네이버 스포츠 캡처, LA 다저스 트위터, MBC 스포츠 플러스 방송 캡처 |
◆ 패대기 시구 상 = 소녀시대 제시카·티파니
소녀시대의 멤버 제시카와 티파니는 패대기 상을 놓고 '집안싸움'을 벌였다. 제시카는 지난해 5월 LG 트윈스의 홈 경기에 시구자로 등장해 화려한 글러브를 착용하고 멋진 자세로 공을 던졌으나 야구공은 멀리 가지 않고 그의 코앞에 떨어졌다. 일명 '패대기 시구'로 굴욕을 당한 같은 팀 멤버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티파니는 멀리 로스앤젤레스에서 시구에 도전했다. 하지만 티파니 역시 안타깝게 별반 다르지 않은 시구를 보여줬다.
◆ 울보상 = 김정민
배우 겸 방송인 김정민은 지난해 8월 9일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에서 자세는 좋았으나 타자 등 뒤로 지나가는 공을 던졌다. 김정민은 시구가 끝나고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다. 5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김정민은 당시 시구하고 울었던 이유에 대해 "데뷔 10년 만에 처음 하는 시구였는데 너무 못 던져서 연습도 많이 했는데 KIA 타이거즈 마스코트가 나를 보고 '쯧쯧쯧'이라고 하는데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쏟아졌다"며 해명하기도 했다.
◆ '깜놀' 투구폼 상 = 소녀시대 유리
선수들과 해설자들에게 놀라움과 찬사를 받은 시구의 주인공은 소녀시대 유리다. 유리는 2007년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고 시구에 나서 잠수함 투구폼(일명 언더핸드)으로 공을 던졌다. 당시 뒤에서 유리의 시구를 지켜보던 경기 선발투수 다니엘 리오스도 유리의 시구 자세에 깜짝 놀랐다. 유리의 시구는 대표 잠수함 투수인 김병현의 별명을 이어받아 BK유리 시구로 불리기도 했다. 유리는 2년 뒤에는 정통 오버핸드 투구 폼으로 한 차례 더 시구하기도 했다.
◆ 하이킥상 = 손연재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 손연재는 2011년 LG 트윈스 시구자로 등장해 청바지를 입고도 180도 가까이 다리를 차올리며 하이킥 시구를 뽐냈다. 이후 많은 미녀 스타들이 하이킥 자세로 시구에 도전했으나 손연재의 유연성을 따라잡지 못했다. 손연재의 자리를 가장 위협했던 시구녀는 걸그룹 에프엑스의 빅토리아였다.
◆ 분노의 스트라이크 상 = 채정안
6일 종영한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송승헌을 짝사랑하는 백성주 역을 맡아 열연했던 채정안은 공교롭게 작품의 첫 회 방송이 있던 지난 4월 3일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경기의 시구를 맡았다. 그의 투구 자세는 조금 엉성한 듯 싶었지만 공은 그대로 포수의 미트에 꽂혔다. 드라마에서 자신의 사랑을 외면하는 남자 송승헌에게 보내는 경고가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에 채정안에게 분노의 스트라이크 상을 수여한다.
◆ 강철 어깨상 = 이수정
홍수아의 '시구 여신' 자리를 위협한 방송인 이수정도 세 번이나 시구한 '전문 시구인'이다. 비록 지난해 5월 23일의 시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시구는 운동으로 다져진 그의 강철 어깨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대부분의 여자 연예인들이 마운드와 홈 플레이트의 중간 지점쯤에서 시구하는 반면에 이수정은 선수들과 똑같이 마운드 위에서 노바운드로 정확히 포수의 미트에 공을 집어넣어 많은 야구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