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세계 그룹 오너 일가인 이명희 회장,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부사장(왼쪽부터). |
[ 오세희·황준성 기자] 한남동 일대 주택 다수를 소유하고 있는 신세계 오너 일가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자택을 또다시 사들이며 ‘신세계 타운’ 조성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본인 소유 자택 바로 앞에 있는 윤석금 회장의 집을 사들이면서 매매 배경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취재 결과, 이명희 회장은 지난달 9일 윤석금 회장의 한남동 자택 매매예약을 하고 같은 달 23일 소유권이전청구권임시등기를 했다. 이명희 회장은 계열사 매각으로 해체 위기를 겪고 있는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집을 매입, '한남동 영토'를 넓히게 됐다.
이명희 회장의 주택 매입과 관련해 재계 일각에서는 신세계 타운이 새롭게 조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미 이명희 회장은 윤석금 회장의 자택 맞은편에 두 곳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 신세계 오너 일가가 그 일대를 거의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 |
신세계 이명희 회장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주택을 사들임에 따라 한남동 일대 '신세계 영토'는 더욱 넓어졌다. /사진=다음 항공뷰 |
이명희 회장은 지난 1978년 한 곳의 토지(1527㎡)를 사들였고, 지난 2002년 바로 앞 토지(1191㎡)를 매입했다.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지난 1994년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살고 있는 집 옆 토지(1140㎡)를 구입했다. 지난해에도 정유경 부사장은 본인 소유 토지 인근에 토지(56㎡) 한 곳을 추가로 샀다.
장남 정용진 부회장 역시 주변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정용진 부회장은 어머니가 거주하는 바로 옆 토지(559㎡)를 구매해 아들 2명과 함께 어머니와 동생 인근에서 살았다. 그러다 지난 2011년 플루리스트 한지희 씨와 재혼하면서 거주지를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 옮겼다.
수시로 신세계 오너 일가가 한남동 주택을 매입하자 재계에서는 이명희 회장 일가족이 함께 모여 살 거대한 자택을 짓는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한남동 일대는 신세계 타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는 그 일대 부지가 모두 비어 있다. 나중에 뭘 지으려고 하는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 |
한남동 윤석금 회장 자택, 이명희 회장 자택, 윤석금 회장과 이명희 회장의 계약 사실을 보여주는 등기부등본(위쪽 시계방향). /최진석 기자 |
한남동 일대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일가, 구자학 아워홈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재계 CEO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다.
재계 오너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지역인 만큼 한남동 신세계 일가가 소유한 주택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공표한 2013년 서울 단독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이명희 회장의 한남동 자택은 공시지가가 96억2000만원으로 1, 2, 3위 고가주택을 모두 보유한 오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이명희 회장의 자택 주변은 지난해 서울시 개별 공시지가 기준으로 토지 1㎡ 당 463만원으로 한남동 일대에서도 비싼 지역으로 꼽힌다. 이명희 회장이 윤석금 회장에게 매매예약을 한 건너편 토지 역시 1㎡ 기준 449만원으로 토지와 주택을 포함해 100억원대에 가까운 금액으로 거래했을 것으로 인근 부동산 업체는 추측했다.
한남동 일대 신세계 일가의 주택 가격도 150억원에 달한다. 이명희 회장의 필지를 제외한 소유 주택 2곳은 각각 48억9000만원, 34억4000만원이다. 여기에 정유경 부사장이 소유한 필지 제외 주택 1곳은 16억1000만원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갖고 있는 주택은 28억7000만원으로 신세계 일가 소유 한남동 주택의 시가는 모두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