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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들이 '고급 커피'를 앞장세우며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박지혜 인턴기자 |
[박지혜 인턴기자] 가히 ‘커피 전성 시대’라 부를 정도로 한 건물마다 두세 곳씩 고급 커피 전문점들이 들어서고 있다.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편의점 커피 역시 ‘고급 커피’들을 내세우며 커피에 푹 빠진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들은 사향 커피로 유명한 ‘루왁커피’는 물론, 찬물에 한 방울씩 커피를 뽑아 내는 ‘더치커피’ 등 고급 커피들을 출시했다. 또 한국인이 가장 즐겨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단돈 1000원에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해 놨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커피를 만날 수 있어 좋다는 반응과 편의점의 값싼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편의점 커피의 대변신…고급 루왁 커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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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진열장에 다양한 종류의 커피들이 눈길을 끈다. |
GS25, 미니스톱 등에는 따로 커피 진열장을 마련해 놓을 정도로 다양한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커피 가격은 1000원에서부터 3500원까지 다양하지만, 모든 커피 가격은 일반 커피 전문점보다 훨씬 싸다.
가장 눈에 띄는 커피는 판매대 옆에 마련된 테이크아웃 커피다. 판매대 바로 옆에는 테이크아웃 잔에 얼음을 가득 채운 냉장고가 마련돼 있다. 1000원의 봉지 커피를 구입하면, 얼음이 가득 든 테이크아웃 잔에 부어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한 제품이다.
이 편의점 커피는 가격과 실용적인 면에서 소비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고 있었다. GS25의 한 직원은 “점심시간 대에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사 간다”며 “점심시간대에는 1시간에 15개 정도는 나간다. 편의점에 다른 많은 음료수가 있는 걸 생각하면 잘 나가는 수준이다. 날이 더 따뜻해지면 더 많이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 판매대에는 아라비카 원두로 만든 커피, 맥심 커피 등이 비치돼 있어 웬만한 커피 전문점보다 더 많은 종류의 원두 종류와 커피 종류가 있다. 커피뿐만 아니라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료수도 판매하고 있다. 핑크레몬에이드, 망고에이드 등을 1500원의 싼 가격으로 팔고 있다.
편의점 한 편에 마련돼 있는 캔 커피는 봉지 커피보다 종류가 더 다양하다. 할리스 커피, 스타벅스 커피, 카페베네 커피 등 고급 커피 전문점의 캔 커피들이 눈에 띈다. 커피 전문점에서 사면 5000원에 가까운 돈이 들지만 편의점에서는 3000~4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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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 커피도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처럼 테이크아웃 잔에 담아 마실 수 있다. |
‘커피의 와인’으로 불리는 더치 커피와 한 종류의 원두만 추출해 만든 ‘싱글오리진 커피’ 등도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GS25는 최근 고급 사향 커피로 유명한 루왁커피를 출시했다. 편의점 커피 판매대에 있는 일반 커피들의 화려한 겉모양과는 다르게 고양이를 통해 얻는 커피를 강조해 검은색 바탕에 고양이 그림을 넣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해 한눈에 들어온다.
GS25는 1잔에 5만원을 내야 할 정도로 비싸기로 유명한 루왁커피를 3000원에 출시했다. GS25 직원은 “24일 처음 판매됐는데, 고객들이 신기해 한다”며 “호기심에 고객들이 사가는 편이며 3시간 정도 일했는데 6개 정도 팔린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 가던 직장인 박모(31)씨는 “편의점 커피가 가격도 싸고 맛도 좋아서 자주 찾는다”며 “웬만한 커피 전문점보다 더 실용적이고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고급 편의점 커피?…저렴한 편의점 이미지와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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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25 편의점에서 루왁 커피를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
그러나 다양해지고 있는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편의점 커피를 전혀 사 먹지 않는다는 대학생 김모(25)씨는 “편의점 커피는 대중적인 입맛에 맞춘 거라 흔한 아메리카노도 너무 달기 때문에 찾지 않는다”라며 “루왁 같은 고급 커피는 편의점이랑 잘 맞지 않고, 왠지 맛도 더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윤모(34)씨는 “여자 친구가 편의점 커피를 들고 다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커피에도 빈부 격차가 있는데, 전자에 속하는 것이 편의점 커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점점 다양해지는 편의점 커피를 두 손 들고 환영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편의점 커피 판매대에서 커피 5개를 한꺼번에 사 가던 한 소비자는 “가격도 싸고 맛도 좋아 사서 집에다가 보관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편의점 관계자는 “커피는 필수품이 아니라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지금은 편의점 커피가 좀 저렴하고 맛없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적극적으로 판매하면 곧 이미지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