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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지민 "20대 후반, 이젠 교복을 벗을 때도 됐죠" (인터뷰)
입력: 2012.09.01 09:00 / 수정: 2012.09.01 09:00

영화 웨딩스캔들 홍보차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곽지민./노시훈 기자
영화 '웨딩스캔들' 홍보차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곽지민./노시훈 기자

[김가연 기자] 배우 곽지민과 인터뷰에 앞서, 그의 프로필과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다 조금 놀랐다. 1985년생 올해로 28살. 곽지민이 벌써 20대 후반을 지나고 있다니…. 그동안 작품에서 본 교복 입은 그의 모습이 아른거려서 아마도 더 심했으리라.

더위가 잠시 다시 기승을 부리려던 지난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마주한 곽지민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본 소녀보다도 더 앳되고 말간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화를 시작하자 귀여운 '교복 소녀'는 온데간데없어졌다. 연기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뇌하는 20대 여배우만 눈앞에 있었다.


배우 곽지민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배우 곽지민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교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 때문에 곽지민은 영화 '웨딩스캔들'(감독 신동엽, 9월 6일 개봉)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데뷔작 '사마리아'부터 '다세포 소녀' '링크' KBS2 '아이엠 셈' 그리고 최근 카메오로 출연한 SBS '링크'까지 그는 작품에서 숱하게 교복을 입었다. 2살만 더 먹으면 30대가 되지만 '곽지민=교복'이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그런 면에서 '웨딩스캔들'은 그가 반전 이미지를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교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어요. 제가 교복을 입은 모습이 외적으로는 잘 어울릴 수 있을지 몰라도 사실 진짜 10대들의 행동이나 사소한 몸짓 하나하나는 제가 따라 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20대 중·후반으로 넘어오니 학생 역할을 하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더라고요. '웨딩스캔들'은 그런 점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역할이었죠."

진짜 그랬다. 곽지민이 설명한 대로 '웨딩스캔들'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지금까지 해 온 캐릭터와는 다른 연변에서 온 20대 여성이다. 특이한 점은 1인 2역을 연기했다는 것. 외모만 똑같지 성격과 말투가 180도 다른 정은과 소은을 한 작품에서 표현했다. 9회차에 짧은 촬영기간이었지만, 곽지민은 두 캐릭터를 썩 잘 소화하며 영화 속에서 완벽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실 캐릭터 자체도 그러하니까요. 저는 오히려 더 확연하게 차이를 두고 싶어서 목소리 톤을 다르게 연습까지 했는데 오히려 쌍둥이의 느낌이 살지 않는 것 같아서 오히려 죽였죠. 연변 사투리는 연습하는데 어렵지 않았어요. 저 나름대로는 연변 출신의 집사님에게 특훈을 받았어요. 리딩하기 전에 그 분을 만나서 배우고 영화 대본 리딩해서 보여 드렸는데 감독님 잘한다고 하셨어요. 굳이 선생님을 붙이거나 할 필요가 없겠다며(웃음). 사투리의 센 느낌을 원하시지 않아서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날 두껍지 않은 메이크업을 해서 곽지민의 맑은 피부가 돋보였다.
이날 두껍지 않은 메이크업을 해서 곽지민의 맑은 피부가 돋보였다.


'웨딩스캔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외피를 쓴 '15세 관람가' 영화다. 설정 자체가 자극적일 수 있지만, 영화는 순수하고 깨끗하다. 영화 전반에 모텔 장면이 등장하지만, 관객의 구미를 충족시킬 만한 장면은 없다. 하지만 소소한 재미를 주기에는 적당하다. 곽지민은 두 남녀주인공은 영화 속에서 어색해야 하지만,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밝아 조금 덜 표현됐다고 아쉬워했다.

"총 9회차를 촬영했는데 꼭 MT에 온 기분이었어요. 전주에 있는 모텔에서 촬영했는데 촬영장 겸 숙소였죠. 촬영 끝나면 다 같이 밥먹고 밤에는 맥주 한잔하고…. 촬영 일정도 그렇게 빡빡하지 않아서 더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곽지민은 자신이 남자배우에게 굉장히 편한 느낌의 여자배우인 것 같다며 입을 샐쭉거렸다. 이번에 함께한 김민준과 '링크'의 류덕환까지 곽지민을 '여자' 배우가 아닌 여자 '배우'로 본 모양이다. "(김)민준 오빠는 영화 속에서 속옷만 입고 등장하는 장면이 여럿 있는데 '컷' 소리가 나도 절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촬영장에 돌아다니셨어요. 하하하. (류)덕환이도 제가 있건 없건 옷을 갈아입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하죠. 제가 그렇게 편한 걸까요?"

말문이 터진 곽지민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다. "물론 제가 잘못한 것도 있죠. 의상에 이물질이 묻고, 얼굴에 더러운 것이 묻어도 씻지도 않고 밥부터 먹고. 하하하. 상대 남자 배우에게 그런 것들을 정말 많이 보여준 것 같아요. 민준 오빠도 아마 저와 같은 여배우는 처음 만나보셨을 걸요?"

길지 않은 촬영기간 MT 온 기분으로 즐겁게 촬영했다는 곽지민.
길지 않은 촬영기간 MT 온 기분으로 즐겁게 촬영했다는 곽지민.

곽지민과 이야기하면서 그는 귀엽고 앙증맞은 외모와 사뭇 다른 답변들을 툭툭 내뱉었다. 핵심 있는 말만 아주 조리 있게 잘 표현하고 게다가 유머러스했지만, 간혹 분위기가 냉랭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물론 기자와 배우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처음 만나서 이야기하기에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겠지만, 곽지민의 평소 모습 같았다. 이는 곽지민을 그냥 '발랄한 20대'로 본 기자의 완벽한 편견과 선입견이었다.
기자가 곽지민에게 "외모 때문에 그런지 선입견을 품고 있었다"고 말하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자신을 바라본다고 했다. 그리고 오히려 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다양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사실 제 원래 성격은 귀엽고 발랄한 편은 아니에요. 앙증맞고 아기자기한 면도 많이 없죠. 제 원래 꿈은 방송인이었어요. 구체적으로는 아나운서였죠.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말하더라고요. 너는 편안한 외모의 이미지가 아니라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죠."

그러면서 "외모 때문에 그래서인지 데뷔 초기에는 부잣집 외동딸 같은 종류의 캐릭터에 대한 제의가 많았어요. 그때는 지금보다 더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어서 제 성격과 맞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아요. 사실 드라마로 그런 역할을 도전해 보기도 했는데 정말 많이 혼났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사마리아'로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터라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혼나기만 하니 더 하기 싫은 일은 안 했던 것 같아요."

1남 2녀 중에 장녀라는 곽지민은 웨딩스캔들에서 친여동생과 함께 출연했다고 말했다.
1남 2녀 중에 장녀라는 곽지민은 '웨딩스캔들'에서 친여동생과 함께 출연했다고 말했다.

대화의 주제가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곽지민 남동생' 발언으로 넘어오면서 곽지민은 가족 이야기를 살며시 시작했다. 간담회 날 곽지민은 "남동생이 내가 찍은 과감한 화보를 보고 부끄럽다고 느낄 때가 있다'고 이야기했고, 그날 '곽지민 남동생'이란 키워드는 포털 사이트 상위권을 점령했다.

"사실 그 이야기를 하고 집에 가서 남동생에게 또 한 소리 듣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모르고 있어서 제가 가르쳐주었는데 동생이 검색어에 올랐다고 좋아하더라고요. 하하하. 제 남동생이 말한 의도는 저는 집에서 민낯에 편안하게 입고 있는데 화보 속에서는 짙은 화장을 하고 평소에 입지 않는 과감한 의상을 입으니까 낯설어서 부끄럽다고 느낀다고 한 것이었어요. 고등학생인 제 동생은 저의 그런 모습이 낯선가 봐요."

1남 2녀 중에 장녀라는 곽지민은 여동생과 '웨딩스캔들'에 함께 출연했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속에서 그가 1인 2역을 연기해야 하기에 대역을 찾았고, 마침 촬영장에 놀러 온 곽지민의 동생을 본 신동엽 감독이 그에게 연기를 제안(?)했다. 어깨나 손만 나올 뿐 물론 얼굴이 등장하는 장면은 없지만, 곽지민에게도 특별한 기억이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동생의 외모에 대해 궁금해하자, 곽지민은 카카오톡 스토리에 있는 동생 사진을 보여줬다. 그와 분위기가 180도 다른 늘씬한 8등신 미녀 동생이었다. 그리고 곽지민에게 카카오톡 이미지를 보여달라고 하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어 영화 포스터로 프로필을 해 놓았다고 했다.

그의 사적인 공간에는 교복 입은 사진이 걸려있었다. 22살 혹은 23살 때의 모습이라는 그는 너무나 앳되고 맑은 느낌의 소녀였다. 그러면서 "이때는 괜찮았는데 지금은 커버려서 교복 입는 것은 안 된다니까요"라고 웃음을 지었다.

영화와 가족, 친구 이야기에 즐거워하는 곽지민에게 차기작을 물었다.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아 그리고 저는 귀신 역할은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제가 귀신으로 출연하는 순간 앞으로 귀신 역만 계속할 것 같아요. 사실 저한테 정말 많은 제의가 있었거든요.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하하하. 10년 교복을 입었는데, 앞으로 10년은 귀신을 할 수도 있어요. 앞으로 다양한 역할을 해야죠"


아직 차기작을 정하지 않았다는 곽지민은 귀신 역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아직 차기작을 정하지 않았다는 곽지민은 귀신 역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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